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1480원에 바짝 다가섰다. 10거래일 연속 하루도 빠짐없이 환율이 오르면서, 1500원도 머지않았다는 애기가 나온다.
1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말 1480원대 중반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위협했던 환율은 정부의 강력한 대응에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1420원대로 내려갔다.
연말 종가 기준으론 전년보다 낮은 모습이 됐지만, 연초에 다시 방향이 바뀌면서 10거래일 연속 하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9일∼3월17일에 12거래일 연속 92.7원 오른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3.5원 오른 1477.2원으로 출발한 직후 장중 1479.1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1,484.9원을 찍은 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등에 따라 사흘간 종가 기준 53.8원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다시 상승해 총 47.7원 올랐다. 정부 개입 효과를 거의 다 되돌린 셈이다.
새해 환율 상승세는 작년 10∼11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파르다. 환율은 작년 10월 1400원 안팎에서 1440원대로 올랐고, 11월에는 1470원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환율 상승세에 대해 외환 당국은 ‘서학개미’ 등 내국인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쏠림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13일까지 약 22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의 순매수 규모(15억5000만달러)를 이미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코스피가 47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에서도 국내 투자 자산 불신과 환율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한 것으로 당국은 진단한다.
엔화 약세도 원화 약세를 초래하는 요인이다. 일본 조기 총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재정 건전성 우려와 일본은행(BOJ) 기준금리 인상 지연 전망이 겹치면서 엔화 약세가 뚜렷해졌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실질 경제 규모에 비해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원화 가치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 통화(M2) 비율은 153.8%로, 미국(71.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와 관련,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의 중장기적 요인”이라며 “2022년 말부터 보면 미국 통화량이 3% 늘어나는 동안 한국 통화량은 15% 정도 늘었다. 그만큼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외환시장 흐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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