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30대 고용시장 냉각… ‘쉬었음’ 역대 최대

“쉬고 싶어서가 아니다”… 일자리 미스매치

고용 회복 둔화… 취업자 증가 2년 연속 10만명대

국가데이터처가 14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4.1%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정보 게시판 모습.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가 14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4.1%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인정보 게시판 모습. [연합뉴스]

청년층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30대 ‘쉬었음’ 인구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해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취업자 수 증가는 10만명대에 머물렀다. 2년 연속 증가 폭이 제한되며 고용 회복 동력도 약화됐다.

경력직 중심으로 고착된 채용 구조 속에서 청년층은 자발적 선택이 아닌 쉬었음 상태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개선되더라도 청년층에 온기가 미칠 지에 대해서는 고용 여건의 변화 등을 들어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55만500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30대는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의 중심 연령대가 밖으로 밀린 것이다.

고용시장에서 가장 활발해야 할 30대가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저출생과 경력직’ 중심의 고용 구조가 자리했다.

과거에는 비취업 상태가 결혼·출산 이후 육아·가사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결혼과 출산이 지연되면서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늘었다. 또 공채 중심 채용이 축소되고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이 자리 잡으면서 졸업 시즌마다 대규모로 포착되던 고용 흐름도 약화됐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30대의 쉬었음 증가는 청년층과 마찬가지로 국내 고용 여건 전반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에 진입하고 싶어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도 영향을 미쳤다. 데이터처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15~29세)이 쉬었음 상태에 놓인 주된 이유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가 3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음 일자리를 준비하기 위해서’가 19.0%로 뒤를 이었다.

즉, 일자리를 원해도 얻기 어려운 고용시장 구조가 청년들을 결국 쉬었음 상태로 밀어 넣은 것이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도 심각해지고 있어 고용시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년층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전체 고용 지표의 증가 폭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7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2년 연속 10만명대 증가 폭이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 81만6000명으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23년 32만7000명, 2024년 15만900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감소 흐름 속에서 소폭 확대됐다.

산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23만7000명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과 금융·보험업도 각각 5만4000명, 4만4000명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 취업자는 12만5000명 줄어 2013년 산업분류 개정 이후 가장 큰 감소를 기록했다. 농림어업과 제조업도 각각 10만7000명, 7만3000명 줄었으며 제조업 감소 규모는 2019년 이후 최대였다. 고용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연말 고용 지표에서는 둔화 신호가 감지됐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9%, 15~64세 고용률은 69.8%로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취업자 증가 폭은 16만8000명으로 줄었고, 실업률은 4.1%까지 올라 202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고용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20대(17만명)와 40대(5만명), 50대(2만6000명) 취업자가 줄어든 반면, 60세 이상은 34만5000명, 30대는 10만2000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신규 일자리 감소와 경력직 중심 채용 구조가 굳어진 상황에서 청년 고용 부진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소폭 개선된다고 해도 그 온기가 취업시장과 신규 채용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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