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A씨는 얼마전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놨던 노트북이 며칠 사이 2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 중반까지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메모리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른다니 지금이라도 사야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
# 소비자 B씨가 1년 전 40만원에 산 자녀의 인터넷 강의용 저가 노트북이 올해 70만원까지 치솟았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른 노트북을 찾으려 했으나, 최근 찾아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다음주에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해서 결국 같은 제품을 다시 선택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면서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조사들은 메모리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메모리 가격은 올해에도 50% 안팎의 고공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같은 '메모리 인플레이션'은 노트북 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른 IT기기에도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도입이 늘면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일반 가전제품은 물론 자동차까지 메모리플레이션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사이 PC 메모리 메모리 비용이 40%~7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 예 옴디아 수석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고객에게 비용 증가가 전가됐다"며 "2026년에는 기기 교체 수요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공급 측면 압력이 더 심각해질 것이고, 공급이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노트북 제조사들의 공식적인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델)는 지난달 기업용 노트북 전 제품의 가격을 10~30% 가량 인상했다. 레노버 역시 메모리 부족과 AI 수요 증가를 이유로 올해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에이수스 역시 이달 5일부터 전 제품군에 대한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현재 노트북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부품은 메모리다. 지난해 1월 평균 약 1.35달러 수준이었던 D램(PC용 DDR4 기준) 가격은 지난해 연말에는 9.3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9달러를 넘어선 건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통상 노트북에서 메모리(D램·낸드)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메모리 가격은 1년 새 약 7배 가까이 치솟은 만큼, 그 비중은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 특히 구형 모델인 DDR4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예를들어 소비자 판매 가격이 약 150만원 수준인 노트북의 경우 메모리 부품 원가가 작년 초까지는 약 8만~1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지난해 메모리 가격 상승분에 단순 대입하면 연초 8만원 수준이던 메모리 가격은 7배 가량 오르면서 원가만 약 55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 인상폭이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5~6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기간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도 급증한 서버 수요에 따라 33∼38%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제조사들도 원가 인상분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되면 판매량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다른 원가에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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