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트북 메모리 가격이 최대 70% 가량 오른 가운데, 대부분의 원가 인상분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될 전망으로 관측되면서 노트북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사진은 롯데하이마트 노트북 판매대. 롯데하이마트 제공
지난해 노트북 메모리 가격이 최대 70% 가량 오른 가운데, 대부분의 원가 인상분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될 전망으로 관측되면서 노트북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사진은 롯데하이마트 노트북 판매대. 롯데하이마트 제공

#소비자 A씨는 얼마전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놨던 노트북이 며칠 사이 200만원 후반에서 300만원 중반까지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메모리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른다니 지금이라도 사야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

# 소비자 B씨가 1년 전 40만원에 산 자녀의 인터넷 강의용 저가 노트북이 올해 70만원까지 치솟았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른 노트북을 찾으려 했으나, 최근 찾아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다음주에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해서 결국 같은 제품을 다시 선택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면서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제조사들은 메모리 부담을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메모리 가격은 올해에도 50% 안팎의 고공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같은 '메모리 인플레이션'은 노트북 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른 IT기기에도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도입이 늘면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일반 가전제품은 물론 자동차까지 메모리플레이션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사이 PC 메모리 메모리 비용이 40%~7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 예 옴디아 수석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고객에게 비용 증가가 전가됐다"며 "2026년에는 기기 교체 수요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공급 측면 압력이 더 심각해질 것이고, 공급이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노트북 제조사들의 공식적인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델)는 지난달 기업용 노트북 전 제품의 가격을 10~30% 가량 인상했다. 레노버 역시 메모리 부족과 AI 수요 증가를 이유로 올해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에이수스 역시 이달 5일부터 전 제품군에 대한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현재 노트북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부품은 메모리다. 지난해 1월 평균 약 1.35달러 수준이었던 D램(PC용 DDR4 기준) 가격은 지난해 연말에는 9.3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DDR4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9달러를 넘어선 건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통상 노트북에서 메모리(D램·낸드)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0%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메모리 가격은 1년 새 약 7배 가까이 치솟은 만큼, 그 비중은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 특히 구형 모델인 DDR4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예를들어 소비자 판매 가격이 약 150만원 수준인 노트북의 경우 메모리 부품 원가가 작년 초까지는 약 8만~1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지난해 메모리 가격 상승분에 단순 대입하면 연초 8만원 수준이던 메모리 가격은 7배 가량 오르면서 원가만 약 55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 인상폭이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5~6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기간 낸드플래시 계약 가격도 급증한 서버 수요에 따라 33∼38%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제조사들도 원가 인상분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되면 판매량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다른 원가에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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