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2차 이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지만, 1차 이전 당시에도 비용 대비 효과가 적었던 만큼 지역 간 양극화 문제를 취지처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토 균형발전과 공공기관 2차 이전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340개의 기관을 다 지방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올해 이전 대상 기관과 지역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바로 이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앞서 공공기관 1차 이전 당시에도 인구 유입 등의 효과가 단기적이었고 이전 후에는 다시 수도권으로 인구 유출이 이어진 만큼, 같은 형식으로 밀어붙일 경우 뜻한 만큼의 이전 효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약 10조5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공기관 153곳, 인구 4만4000명이 지방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인구 유입은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단기간 이뤄졌고, 그 후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다시 인구 유출이 시작됐다. 가족 동반 이주율도 평균 70%를 밑돌았으며,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단기 인구증가와 지역 서비스업의 고용창출은 지역 발전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 거주를 희망했던 이들도 마땅한 일자리와 인프라 시설 부족으로 다시 수도권 거주를 택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모(27)씨는 비싼 서울 주거 비용이 부담스러워 대전 등 지방 취업을 생각했지만 조건에 부합하는 일자리가 없어 결국 서울 도심의 한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월셋집이지만 서울 주거를 택했다.
광진구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는 신모(35)씨는 부모님이 은퇴 후 고향인 제천에서 넓은 주택을 짓고 노후생활을 보내고 싶어해 알아봤지만 의료시설이 생각보다 미비해 급할 때 서울로 올라올 일이 잦을 것 같다는 판단에 어르신들을 만류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구와 수요를 먼저 만들고 첨단 산업단지를 연계해 일자리 및 산업이 정착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 실효성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앞선 1차 이전에도 효과가 크지 않았던 데다 공공기관 근로자들도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지역에 정착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공공기관 이전과 달리 지금은 지방 인구 감소에 대한 체감도가 훨씬 크다"며 "현실적으로 지방 전체를 똑같이 발전시키긴 어렵고 일부 거점도시를 키워야 하는데, 이 경우 거점도시가 되지 못한 지역과의 또 다른 반발과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종규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을 이전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지방에서 정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미 이전한 공공기관 근로자들도 서울에 주거지를 둔 비율이 크고, 경제적 효과도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진 부분이 있어 공공기관 이전에 회의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는 결국 인구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정주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선 공공기관 이전과 인프라 시설 조성 계획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황 교수는 "정주 여건이 형성되려면 공공기관 이전보다 도시 재생을 포함한 정비사업이 선행되는 등 지역 자생력이 먼저 키워져야 한다"며 "공공기관 이전을 먼저하고 그 다음에 다른 부분을 다듬는 식으로 후차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 인프라 형성 계획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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