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홈플러스 회생 작업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최악의 변수로 꼽혔던 경영진 부재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법원이 사건의 중대성을 언급한 만큼 향후 수사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밤늦게까지 약 14시간 동안 진행됐다.

재판부는 기각 사유에 대해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고의 등 주관적 구성요건이나 평가적 부분에 관해서는 충분한 분석과 탄핵 과정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는 검찰이 제기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자본 전환 등이 사기적 기망이라는 논리가 법리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다만 법원의 판단이 곧 혐의 자체에 대한 면죄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부가 기각 사유에서 '혐의 소명 부족'을 언급하면서도 사건의 피해 결과가 중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추가 수사와 보완 수사에 따라 검찰이 재청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비를 넘긴 MBK는 입장문을 통해 법원에 환영의 뜻을 보냈다. MBK는 "이번 결정은 사안의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법원에서 인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MBK와 홈플러스는 그동안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책임있는 결정을 감내해 왔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홈플러스 정상화 작업도 한숨 돌리게 됐다. 구속이 됐다면 회생계획안 관련 의사결정권자가 없어 타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영진 공백이라는 최악의 변수는 제거된 만큼, 채권단과의 협의 및 회생계획안 마련 작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결국 이번 영장 기각은 MBK에 시간을 벌어준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 정상화의 성패는 법적 공방과는 별개로, 회생 과정에서 실질적인 경영 개선과 이해관계자 설득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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