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견 제약회사 동성제약을 인수한다. 화학·섬유 중심의 전통 사업에서 벗어나 소비재, 부동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 복귀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태광산업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동성제약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 인수를 계기로 기존 화학·섬유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동성제약은 1957년 창립된 70년 전통의 중견 제약회사로, '정로환'을 비롯한 일반의약품과 '세븐에이트'와 탈모칠제 '미녹시딜'의 헤어케어 분야에서 폭넓은 시장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의 일반의약품과 헤어케어 제품 기반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브랜드 운영 역량과 상품기획력, 유통채널을 접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중장기 성장 동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동성제약이 개발 중인 항암 신약 '포노젠'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태광산업의 투자를 계기로 보다 안정적인 신약 개발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태광산업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연합자산관리와 협업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병행한다. 연합자산관리가 투자 중인 피코스텍 등을 통해 생산 제품의 외주 전환 검토와 생산 라인 최적화를 추진하고, 판매관리비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태광산업 계열사들이 보유한 홈쇼핑, 미디어커머스, 호텔 등의 판매 채널도 제품 상업화와 마케팅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태광그룹의 인수합병(M&A)은 최근 소비재, 부동산, 금융, 조선업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태광산업은 화장품·생활용품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지난해 10월 AK홀딩스로부터 애경산업 주식 63.13%를 4700억원에 인수했다. 내달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태광산업이 운용하는 태광1호 리츠가 서울 중구의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도 KT&G로부터 약 2542억원에 인수했다.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의 4성급 호텔로 시청역과 서울역 등 역세권 입지로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광산업은 매각 가격이 최대 1조원까지 거론되는 케이조선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태광산업·TPG 컨소시엄 외에도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 형태의 복수 후보가 인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태광의 이 같은 신사업 전환 움직임은 이호진 전 회장의 2024년 광복절 사면복권 이후 급가속이 붙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 제조·매매와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에너지 사업, 블록체인 등 10여개 항목을 새로운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태광그룹의 사업 재편과 대형 투자 행보가 이 전 회장의 과거 경영 기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경영 복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태광그룹은 공식적으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영 색채가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는 과거 이 전 회장이 주도했던 공격적 사업 확장 기조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쌍용화재 인수, 케이블TV 사업 진출, 큐릭스 인수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며 태광그룹을 당시 재계 40위로 끌어 올린 바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태광산업이 추진 중인 화장품 사업 전략에 동성제약의 연구개발 경험과 헤어케어 전문성을 결합해 K-뷰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제품 기획부터 제조, 유통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단계적으로 완성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park27@dt.co.kr

태광산업 본사 전경. 태광산업 제공.
태광산업 본사 전경. 태광산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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