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윤리위 13일밤 피조사자 韓 제명 의결

당감위 징계권고없이 회부된 ‘당게 자료’로

별도 소명 없이 최고수위 징계…파장 예상

최고위 의결 남아…韓 “민주주의 지킬 것”

장동혁號, 윤어게인 ‘韓 축출론’ 부응한 셈

우재준 “정당성 요소 없어, 결국 탄핵보복”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 체제에서 급조된 중앙윤리위원회가 13일 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결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날, ‘계엄의 밤’ 군경(軍警)에 불복을 촉구하고 국회 계엄해제요구 결의 참여를 주도했던 여당 대표를 축출한 셈이다.

피징계자가 아닌, 익명 당원게시판 대통령 비판글 관련 당무감사위 자료만 송부된 ‘피조사자’ 신분에서 이렇다할 소명 절차 없이 최고수위 징계를 결정한 점에서도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13일 오후 5시쯤부터 회의를 시작해 6시간여 논의 후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의결했다.

당원 제명은 윤리위 의결 이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확정된다. 당게 징계론으로 ‘윤어게인’ 강성층에 호소해온 장동혁 대표가 윤리위 결정 전날 한 전 대표를 윤 전 대통령 비판 국정장애 여론조작 주체란 심증을 드러내고 윤리위가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징계 확정 가능성이 크다. 한 전 대표로선 제명 확정 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지난 2025년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지난 2025년 1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지난달 30일 당감위가 한 전 대표에게 여론조작 책임이 있다면서도 징계권고 없이 당무조사 안건을 회부했다. 이를 다룬 윤리위는 14일 새벽 배포한 결정문에서 “가족이 행한 것으로 인정되는 조직적 게시글 활동”을 당헌당규 위반으로 가리키며 게시글 어투 등에 각종 심증(보여진다, 의심되어진다)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수위 비방글까지 “피조사인(한 전 대표)이 게시글을 작성한 것”이라고 봤다.

윤석열 정부 국가정보원 특별보좌관, 국군방첩사령부 자문위원을 거친 소위 ‘댓글전문가’ 윤민우 윤리위원장을 영입한 단계부터 잠정한 결론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징계 추진을 비판해온 한 전 대표 측근 김종혁 전 최고위원·신지호 전 의원·윤희석 전 선임대변인을 계파행위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당게 시비는 2024년 11월초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 시절 강성 친윤(親윤석열) 유튜버가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실명 검색’으로 한 전 대표와 가족·처가 명의로 윤 전 대통령·김건희씨 부부 비방글을 1000여건 찾아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이 당 홈페이지에 가입한 이력 자체가 없다고 부인해왔고, 가족 명의글은 사설·칼럼 공유가 대부분이며 나중에 알았다고 시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호선 당감위원장이 공개한 1631건의 익명글 중 601건부터 실존글 대비 명의가 틀렸고, ‘김건희 개목줄’ 등 고수위 비방글은 제3자 동명이인 한동훈 명의의 것인데 가족의 것으로 바뀌었으며, 한 전 대표 입당 10달 전(2023년 1월)부터 가족 탈당 4달 뒤(지난해 4월)까지 범위를 임의로 늘린 ‘조작 감사’라며 반발해왔다. 한 전 대표를 비난하거나 자유통일당을 지지한 글도 자료에 끼어있었다.

국민의힘이 ‘윤어게인’ 유튜버 등의 ‘한동훈 축출’ 요구에 전격 부응하면서 쇄신 국면이 극심한 내홍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 전 대표는 14일 SNS에 낸 첫 입장으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신지호 전 의원은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민주주의”라고 썼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며 지지자들에게 탈당 자제를 당부했다.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13일 밤 SNS를 통해 “당감위에서 조작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객관적으로 징계할 만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더구나 조작된 부분에 대해 어떤 보완조사도 피조사인에 최소한 소명 요구조차 없었단 점에서 이번 징계는 정당성이라 부를 만한 요소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전 대표를 제명한 이유는 결국 탄핵찬성에 대한 보복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윤 전 대통령 사형 구형이 내려졌다. 개인적으론 내란죄가 성립하더라도 미수범에 해당해 감형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여지는 다름 아닌 ‘계엄을 막아낸 한동훈 대표’가 만들어낸 것”이라며 “그런데 기상천외한 논리만 늘어놓으며 정작 해야할 법적·정치적 방어는 하지도 않은 채 윤 전 대통령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넣은 사람들이 이젠 애꿎은 한동훈에게 화풀이한다”고 문제삼았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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