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용 세종본부장
지난해 말 시작된 인구의 ‘탈(脫)세종’ 현상이 쓰나미처럼 이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는 지난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이후 13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한때 하루 평균 150명이 늘어난 것과 격세지감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5일 기준 시 전체 인구(외국인 포함)는 39만8453명이다. 하루 사이 192명이 줄어 일일 기준 그 폭이 가장 컸다. 앞서 충청권 인구 4위 자리를 충남 아산시에 넘겨줬다. 초등학교 취학대상자도 역대 최소인 4200여명에 그치면서 위기감을 더한다.
직격탄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지난달 부산에 둥지를 텄다. 근무지를 세종에서 부산으로 옮긴 공무원은 계약직·공무직 300여명을 포함 모두 9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등록을 아직 이전하지 않은 공무원과 가족을 감안하면 세종시 인구가 조만간 최고 수천명 감소할 수 있다. 오랜만에 오르기 시작한 집값이 떨어지고, 지방세 수입이 줄어 재정난이 더욱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종시 인구는 출범 뒤인 2015년 5만4757명이 늘어나 증가율이 무려 35.1%나 됐다. 정부 부처와 국책연구기관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인구가 대거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충청권에서 인구 기준으로 대전과 청주, 천안에 이어 4번째로 큰 도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외국인 인구가 많은 아산시에 넘겨줬다. 같은 생활권인 충북 청주시 오송읍 인구에 2024년 세종시 조치원읍이 추월당한 가운데 두 지역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조치원(4만796명)과 오송(4만8348명)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학령인구 감소는 우려를 더한다. 세종시 초등학교 취학 예정자는 2023년 531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4년 4862명, 2025년 4438명, 올해 4204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에 견줘 234명 감소한 것이다. 출산율 저하와 인구이동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때문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전국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사롭지 않다. 세종시는 다양한 기능의 복합자족도시인 행정수도를 표방하고 여전히 건설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30년 50만명 달성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해법 마련이 절실하다.
물론 장기적으로 볼 때 세종시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의 ‘충청권 초광역권 인구 통계’에 따르면 27년 뒤인 2052년에도 인구가 현재보다 많아질 지역은 충청권 4개 시·도(대전,세종,충남·북) 중 세종시 뿐이다. 2022년 말 38만410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52년에는 53만6652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기적으로 인구 정체를 넘어 감소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밋빛 전망에 취해 단기 처방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도시’에서 ‘산업 도시’로 탈바꿈해 활로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세종시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공급할 ‘산업시설용지’ 규모가 모두 512만4400㎡에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탕으로 인구 유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대통령집무실과 국회의사당 건립 정상화와 CTX(충청권광역급행철도) 같은 인프라 구축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인구 엑소더스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50만 도시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송신용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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