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만난 아이사 공화당 의원 "미 기업에 정부차원 적대행위시 후과"
여한구 본부장 "미 측 오해하고 있다"
한미 간 외교·통상 갈등 비화 조짐도
공정위, 13일 쿠팡 또 현장조사
미국 강경파 의원들이 잇달아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테크기업들을 부당 대우하고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디지털 플랫폼 규제 관련 "미국 측이 오해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쿠팡과 우리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한 이견이 한미 간 외교·통상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했던 해럴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현재 외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지난 국회 청문회 직후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다. 경찰은 법무부에 로저스 대표 입국 시 통보요청과 함께 입국할 경우 출국정지 조치할 방침이다.
대럴 아이사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SNS 엑스(X)에 "오늘 여한구 본부장과 좋은 논의를 했다"며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부당한 표적화와 이재명 정부의 쿠팡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올렸다.
아이사 의원은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나는 미국 기업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고, 미국 수출업자들이 해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 최근 무역 및 투자 협정에서 한 약속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의 동료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기업들과 미국 시민들에 대해 국가가 지원하는 적대 행위들에는 후과가 있다"는 경고성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여 본부장은 아이사 의원에게 "미국 측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사 의원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사 의원은 최근 언론 기고에서도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반미(反美) 디지털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스콧 피츠제럴드 공화당 하원의원도 이날 엑스를 통해 "최근 정치적 동기에 따른 마녀사냥에 기반해 쿠팡의 미국인 임원들을 기소할 것을 요구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경악한다"며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혼란스러운 대우에 책임을 물리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다. 일부 미국 정부·의원들은 한국의 쿠팡 규제 움직임을 자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로 보고, 부당 대우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한국 정부와 의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한미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 사태로 촉발된 한미 간 갈등이 외교·통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 본부장은 "(쿠팡 등)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이슈를 공식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며 "대규모 정보 유출 관련 대처가 미흡한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고, 그런 부분은 통상·외교 이슈와는 철저히 분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또 다시 쿠팡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전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영업정지 검토를 언급한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 등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날 서울 송파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전 조사 때보다 더 많은 인력을 파견해 자료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원승일 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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