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장기화 속 외환 단속 확대… 구조 대응은 공백
관세청 "환율 불안 악용 행위 엄정 대응"
전문가 "단속만으로 환율 못 잡아… 근본 대책 병행해야"
올들어 다시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관세청 무역업계를 직접 압박하고 나섰다. 관세청은 테스크포스탐(TFT)까지 꾸려 불법 무역 외환거래에 대한 특별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수출대금 미회수와 변칙 결제 등도 겨냥했다.
하지만 기업 옥죄기식 '땜질 처방'외에 외환시장 불안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기 구조적 처방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속 강화보다 기업 경쟁력 제고 같은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13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고환율 대응 전국 세관 외환조사 관계관 회의'를 열고, 무역업체 외환 거래에 대한 단속 강화 세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관세청은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고환율 대응 불법 무역·외환거래 단속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관세청 내 정보분석·지휘 전담팀과 전국 세관의 외환조사 24개 팀으로 구성된다.
TF는 외환검사 대상으로 1138개 기업군을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은 무역금액 5000만달러 이상 기업 가운데, 2025년 수출대금 미영수와 수입대금 미지급이 전년 및 최근 4년 평균보다 늘어난 곳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대상은 대기업 62곳, 중견기업 424곳, 중소기업 652곳이다.
고환율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세청이 지난해 무역업계를 대상으로 외환검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 업체의 97%에서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됐다. 적발 규모는 2조2049억원에 이르렀다.
대상 기업 외에도 상시 모니터링으로 세관 신고 수출입 금액과 은행을 통한 무역대금 지급·수령액 간 편차가 큰 기업은 불법 외환거래 위험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종욱 관세청 차장은 이날 재정경제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출대금 회수 필요성이 느슨해지고,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성격의 거래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외환검사 과정에서 환율 불안을 틈탄 무역 악용 재산도피와 초국가범죄 수익 은닉 목적의 불법 해외송금 등 국민경제와 환율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무역·외환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통합조사의 원칙에 따라 환율 불안을 유발하는 불법 외환거래를 점검하되 명백한 혐의가 확인된 경우에만 조사·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주간종가 기준)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473.7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0.1원 오른 1468.5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확대하며 정오 무렵 1474.95원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2월 24일(1484.90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달 30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770억원을 순매도했고, 달러화 역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환 단속은 집안 재정을 해결하기 위해 흩어진 동전을 모으는 것과 같다"며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관세청 단속과 함께 세제는 어떻게 손보고 규제는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메시지를 정부가 국민과 투자자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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