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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규제 검토가 업계 전반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대주주 지분 소유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업계는 이미 형성된 민간 기업의 소유 구조를 사후적으로 개편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가 크고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는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과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국회 보고를 통해 현재 거래소들의 지배구조가 창업자가 소수 주주에게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15~2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수준의 지분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인프라의 공공성을 감안해 대주주 지분율을 15%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을 가상자산 거래소에 적용하게 될 시 국내 주요 거래소 대부분이 지분을 강제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경우 송치형 두나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8%를 상회한다. 빗썸홀딩스의 빗썸 지분율은 73%, 차명훈 코인원 대표 53%, 코빗은 NXC가 60.5%, 고팍스는 바이낸스가 67.45%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와 두나무 간 합병 논의나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추진 중인 코빗 인수 등 주요 전략적 거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와 규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넥스트레이드는 설립 단계부터 지분 제한을 전제로 한 사전 규제인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미 형성된 민간 기업의 지배구조를 사후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라며 "법적·경영적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 강제 분산이 오히려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창업자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성장해왔는데, 지분 분산 시 의사결정 지연과 책임경영 약화로 투자와 사업 확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미국과 EU, 일본 등 해외에선 주요 주주의 신원조회를 요구하거나 재무건전성 등 적합성 평가를 실시하지만, 별도의 지분소유 분산요건을 두고 있진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그간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지원, 육성이 전무했다"며 "금융위 등 관계 부처는 명확한 관리·감독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그림자 규제를 통해 거래소를 통제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계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면서 생태계가 형성돼왔다"며 "가상자산 업계의 법적인 지위를 인정하는 것도 미뤄왔던 정부가 가상자산 거래소에만 과도한 규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규제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도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 제한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과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입장문은 닥사 의장인 코빗 이세진 대표를 비롯해 오경석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이성현 코인원 대표, 최한결 스트리미 부대표 등 주요 거래소 대표 공동 명의로 발표됐다.

DAXA는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약 1100만명이 이용하는 핵심 인프라인 만큼, 민간 기업의 소유 구조를 인위적으로 제한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이용자 해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DAXA는 "국회가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식 규제는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재산권 보호와 시장경제 질서를 혼돈할 수 있는 대주주 지분 규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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