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으로 묵인된 제도 전반 전면 재점검
호화 숙박비, 강 회장이 반환
농협개혁위 구성, 조합 경영 투명성 개혁
강호동 농협 회장은 13일 "중앙회장이 관례에 따라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며 "농협재단 이사장직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으로부터 엄중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음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의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강 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연간 3억원이 넘는 보수와 수억원대 퇴직금을 추가로 받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 회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이 필요하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후속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중앙회는 중앙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인적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강 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전무이사와 상호금융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임원들도 이번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해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은 인사를 포함한 경영 전반을 사업전담대표이사 등에게 맡기고, 본연의 책무인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 권익 증진에 전념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제도 개선에 나선다. 미흡한 부분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사안은 선제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특히 규정 미비로 250달러로 제한돼 있던 해외 숙박비 기준은 현지 물가 수준을 반영해 관련 제도와 절차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숙박비 상한을 초과해 집행된 금액은 강 회장이 반환한다.
농협은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해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한다. 개혁위원회는 중앙회장 선출 방식, 지배구조, 농축협 조합장을 포함한 임원 선거제도 등 외부에서 지속 제기된 구조적 과제를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조합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정비도 병행한다.
농협개혁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두고 법조계·학계·농업계·시민사회 전문가로 꾸린다. 감사 지적 사항은 물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된 불합리한 제도 전반을 전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가 구성하는 농협개혁추진단과 긴밀히 소통하며 개혁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지난 65년 간 농업·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농업·농촌과 농업인의 삶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세종=송신용 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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