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심판원 주요 쟁점은 ‘징계 시효’
김병기, 주요 의혹 3년 지나 징계할 수 없다고 소명
징계 절차 마무리 안돼…의원 2분의1 이상 동의해야
與의원 “김병기, 정치를 법적 기준으로 재단해선 안돼”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12일 뇌물 수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의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 김 의원 측이 ‘징계 시효 소멸’을 주장하며 버텼지만 쿠팡 측과의 식사와 보좌진 채용 방해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김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자 뒤늦게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윤리심판원 회의의 쟁점은 ‘시효’였다.
김 의원 측은 당규 제7호 제17조(징계 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 경과 시 징계 불가)를 들어 2020년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2022년 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묵인 의혹 등은 모두 시효가 지났으므로 징계할 수 없다고 소명했다.
김 의원의 주장에 윤리심판원은 ‘제14조 2 당 소속 선출직공직자에 대한 징계사유’를 근거로 반박했다. 김 의원이 쿠팡 박대준 대표와 부적절한 점심 식사를 했다는 의혹, 보좌진 채용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심각하게 품위를 훼손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사안들은 최근의 일들로 시효에서 자유롭다.
윤리심판원이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된 배경에는 악화된 여론과 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가 있다. 민심 이반을 막아야 한다는 당위론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김 의원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향후 지방선거 판세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왔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며 결단을 촉구했고, 박수현 수석대변인 역시 전날 “김 의원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사실상 제명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징계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확정된다. 김 의원이 이에 불복해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당 지도부는 김 의원이 불복할 시 14일 최고위원회의와 15일 의원총회에서 징계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윤리심판원에 ‘징계 시효 소멸’을 주장한 것에 대해 “정당의 정치를 법적 기준으로 재단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로 재단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슈가 오랫동안 거론될수록 여론의 관심도는 떨어지겠지만, 부패 혐의에 대해 당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부정적 이미지는 유권자들에게 각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윤상호 기자(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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