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상장서 6조원 조달 계획

“세계 D램 점유율 5%”

중국 반도체 [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연합뉴스]

한국의 삼성전자 임직원 출신을 통해 빼내간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의 기업이 전 세계 메모리칩 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바로 그 기업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XMT는 최근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를 200억달러(약 29조3000억원) 이상으로 불렸다.

CXMT는 올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과학창업판(커촹반·科創板)에 상장해 40억달러(약 5조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WSJ은 “CXMT의 IPO(기업공개)가 21세기 들어 반도체 업계에서 손꼽히는 규모”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인해 메모리 칩 부족에 시달리는 기술기업들에는 이번 상장이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장악해온 글로벌 D램 시장에서 CXMT의 최근 성장세는 놀랄 만하다. CXMT 매출은 2024년 기준 30억달러(약 4조4000억원) 이상으로 2년 새 3배 가깝게 뛰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CXMT가 작년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매출 기준 5% 안팎으로 추정한다. 이런 중국 반도체 업체들에겐 미국 정부의 규제 등은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이다.

컨설팅 업체인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 기술정책 부문장은 “미국의 메모리칩 규제 속에 CXMT가 이룬 성과는 업계를 놀라게 했다”고 WSJ에 말했다.

트리올로 부문장은 “CXMT가 중국의 주요 AI 연산칩 제조사인 화웨이에 고대역폭메모리칩(HBM)을 납품하는 상황이 올 경우 미국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AI칩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중국 당국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CXMT와 거래하는 것을 아직 금지하진 않고 있지만, 미국 의회에서는 CXMT의 성장에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대만 정부의 싱크탱크인 전자전략연구소(DSET)의 분석을 보면 CXMT는 외부 기술과 인력을 공격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으로 급성장했다. 파산한 독일 반도체 기업인 키몬다의 특허를 대량 인수하고 대만의 숙련 인력을 영입해 빠르게 기술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한국 검찰은 CXMT로 이직하면서 한국 기업의 핵심 기술을 빼돌려 유출한 혐의로 전직 삼성 임직원들을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겼다. 한국 검찰에 따르면 CXMT는 유출된 기술을 토대로 2023년 중국 최초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양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