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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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환율 안정 대책에도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엔화 약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가 겹치며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 넘게 뛰었다. 연말 외환당국 개입으로 눌러놓았던 하락분을 상당 부분 되돌리면서 환율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이 다시 급등했지만, 이날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4600(종가기준)을 넘어서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나타난 이례적인 고환율·고주가 현상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0.8원 오른 1468.4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3.7원 오른 1461.3원으로 출발한 뒤 오후 147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원화는 엔화 약세 흐름과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158.199엔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조기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며 재정 불안 우려가 부각된 점이 엔화 약세 압력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원·엔 재정환율도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929.43원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보다 3.19원 상승했다.

달러 자체의 강세는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 초반 99.243까지 오르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이후 99선 아래로 내려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연준 청사 개보수와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힌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와 외국인 수급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이 이어질 경우 환율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외환당국의 대응이 환율 상단을 제한할 수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하락 전환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환율 급등은 엔화 약세 재점화와 달러 강세 재확인이 동시에 부각되며 외환시장 심리와 수급을 자극한 결과"라며 "아시아 통화 전반의 위험 회피 흐름이 원화로 전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경기 지표가 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오고 있고 트럼프 관세 판결과 차기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까지 겹치며 달러화의 안전자산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며 "외환당국의 대응 여부에 따라 환율 상승 속도는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510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며 외국인들이 3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높아진 환율과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도 이날 코스피는 4624.79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환율이 8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 역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 국면에서 원화가 약세를 나타냈던 경우는 없었다"며 "지난해는 한국 투자자들의 자발적 포트포리오 다변화의 결과로 대미 주식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에 원화 약세와 코스피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의 원화 약세를 과거 외환위기 국면과 동일선상에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한국 경제가 내수의 만성적 침체 등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근거로 한국경제 '폭망론'까지 확장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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