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계 자본이 선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이지스자산운용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계 자본이 선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전문 운용사다. 지난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초기에는 흥국생명과 한화생명 등 국내 금융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막판에 구도가 급변했다. 뒤늦게 인수전에 합류한 중국계 힐하우스가 흥국생명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가 중요 인프라로 분류되는 하남 데이터센터,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등을 운용 자산에 포함하고 있다. 이런 회사를 중국계 자본에 넘기는 문제는 시장 논리를 넘어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매각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산운용은 단순한 투자 중개자가 아니다. 어떤 자산을 매입·운용·처분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보 접근권과 영향력을 동시에 갖는다. 특히 데이터센터, 통신·물류 거점, 핵심 업무지구 부동산은 평시에는 경제 자산이지만 위기 시에는 안보 자산으로 전환된다. 이런 자산이 중국계 자본의 손에 들어갈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국은 민간 기업과 국가 권력이 분리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나라다. ‘국가안전법’ 등 각종 법률을 통해 기업에 정보 제공과 협조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중국계 자본이 핵심 인프라와 연결된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것은 단순한 외국인 투자와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 자본의 인프라·기술 분야 진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외국 자본을 무조건 배척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개방 경제에서 해외 투자 유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인프라와 안보가 결합되는 영역에는 예외가 있어야 한다. 시장의 자율에만 맡길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하는 것이다. 특히 운용사의 지배구조 변화는 단기간에 되돌릴 수 없고, 사후 규제로 통제하기도 어렵다. 매각 이후 문제가 드러나면 이미 늦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 회사’라는 이유로 손을 놓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 안보를 기준으로 한 선제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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