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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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환율 안정 대책에도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6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음에도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가 새해 들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며 달러 수요가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투자에 따른 구조적인 달러 수급 쏠림이 이어지는 만큼 환율은 당분간 하락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9억4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5700만달러)과 비교하면 40% 이상 늘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는 지난해 가을 이후 본격화됐다.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9월 31억8400만달러에서 10월 68억5500만달러로 급증하며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11월에도 59억3400만달러에 달했다.

12월에는 양도소득세 절세와 차익 실현 매도 수요 영향으로 18억7300만달러까지 줄었지만 새해 들어 다시 매수세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지난 9일 기준 4586.3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 주식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음에도 개인 자금은 국내가 아닌 해외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주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환율 하방은 쉽게 열리지 않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57.6원으로 지난해 말 1429.8원 대비 27.8원 올랐다. 외환당국의 개입과 수급 대책 발표로 연말 3거래일 동안 50원 넘게 급락했던 하락분의 절반 이상을 되돌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 흐름을 일시적인 투자 심리보다는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연말 국민연금 환헤지 확대와 외환시장 안정 조치, 해외투자 관련 세제 방안 등을 잇달아 내놨지만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중장기 자산 운용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외환 수급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재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중심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기술주에 대한 신뢰, 투자 접근성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해외주식 투자가 개인 투자자의 중장기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투자 흐름이 쉽게 꺾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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