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촉발한 폭발적 수요… 회사는 최대 영업이익, MX는 난감
AP부터 메모리까지 스마트폰 주요 부품 가격 연달아 인상
3년 연속 동결했던 ‘갤럭시’ 시리즈, 이번에는 오를 듯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근 폭등하면서 PC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 가격 인상 공포가 업계와 소비자를 덮칙고 있다. 3년 동안 '가격 동결' 기조를 유지해 온 삼성전자도 다음달 공개될 신규 스마트폰인 '갤럭시 S26'시리즈의 가격을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인공지능(AI) 붐이 불러온 폭발적인 램 수요가 IT 제품 가격 전반을 밀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11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했지만, MX사업부는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으로 급감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스마트폰·네트워크기기 부문에서 주요 부품 단가가 오르며 수익성이 약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대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시리즈의 출고가를 동결해 왔으나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역시 동결 기조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메모리 가격이 예상치를 훨씬 웃돌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에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40% 상승하면서 완제품 제조 원가가 8~10%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 역시 제조 원가가 전년 대비 최소 5% 이상 오를 것이라면서 메모리의 제조 원가 비중이 과거 10~15%에서 2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 D램(LPDDR) 96GB 제품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고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약 100% 급등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가격 압박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PC용 메모리 가격은 더 크게 올랐다. 벤치마크 제품인 DDR4 8GB DRAM의 현물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무려 900% 가깝게 급등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과 스마트폰용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순으로 우선 생산하다보니 범용 제품의 수급이 무너진 탓이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용과 소비자용을 가리지 않고 IT 제품 전반이 원가 인상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IT 제품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한편, IT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의 가격을 전작 대비 최대 100달러(약 14만6000원) 올릴 것으로 본다. 내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관련 정보가 풀릴 예정이다.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 18' 역시 인상이 점쳐진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미 인상 행렬에 합류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레드미 K90' 모델의 가격을 올렸고, 비보와 오포 역시 신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는 메모리 부족 여파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조사들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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