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에 바둑…표정까지 짓는 로봇 대거 전시

가성비까지 갖춘 상용화 제품도 선보여

“중국 속도 빠르다…전사 역량 집중해야”

CES 개막 이틀째인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이 격투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CES 개막 이틀째인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이 격투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9일(현지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중국의 로봇 ‘굴기’(屈起·몸을 일으킴)의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마치 영화 ‘리얼 스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격투로봇을 선보이는 등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상용화를 목전에 둔 제품들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면 중국이 조만간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사람 대신 전쟁을 해 주는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제품까지 선보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는 “이제 중국은 베끼기를 넘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주인공은 단연 중국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었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마련된 유니트리 부스에서 G1은 실제 사람과 복싱 대결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빨간색 글러브를 낀 G1은 사람의 주먹을 민첩하게 피하거나 막아내는 등 예상보다 훨씬 민첩한 움직임을 보였다. 타격을 입고 휘청이거나 넘어져도 스스로 균형을 잡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은 과거 뻣뻣하고 어색하던 로봇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다.

마치 영화 ‘리얼 스틸’에서 로봇 복서들이 대결하는 장면이 현실화된 듯한 모습에 참관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G1은 인간형 로봇 기술이 먼 미래가 아닌 코앞의 현실로 다가왔음을 입증하며, 중국의 무서운 기술 발전 속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휴머노이드 외에도 중국 기업들은 실생활 깊숙이 파고든 다양한 형태의 특이한 로봇들을 대거 선보였다. 센스타임이라는 업체는 이미지 인식 기술과 결합해 바둑이나 체스를 두는 소형 로봇팔을 선보였는데, 이 로봇은 정교한 손놀림으로 말이나 돌을 정확한 위치에 옮겼다.

드리미는 청소뿐만 아니라 바닥에 널브러진 장난감, 양말 등 잡동사니를 스스로 인식하고 분류해 정리하는 ‘로봇팔 청소기’를 선보여 인간과 유사한 민첩성을 과시했다.

레프로는 다소 기괴하지만 독특한 ‘인공지능(AI) 소울메이트’로 시선을 끌었다. 데스크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 속 AI 캐릭터가 사용자와 감정적 교류를 나누는 제품으로, 기술의 발전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션전 우신 테크놀로지의 생체 모방 판다 로봇 ‘안안’(An‘an)은 고령층 및 인지 장애인을 위한 AI 반려 로봇으로, 감정적 위로와 알림 기능을 제공하며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CES 2026에 참가한 중국 기업들은 이제 ‘가성비’라는 꼬리표를 넘어 기술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니트리는 G1의 예상 가격을 4900달러(약 650만원) 수준으로 공개하며 테슬라 ‘옵티머스’ 예상가의 25% 수준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음을 증명했다.

이와 관련,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CES 2026 전시장 현장을 둘러본 뒤 “속도에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에 전사가 여기에 달라붙어야 한다”며 “중국도 워낙 로봇을 강조하고 있어서 시기적으로도 (로봇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 기자(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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