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TV 쇼’ 하듯 국정 즉흥 운영… 시스템 무너뜨려 국민 고통

與폭주 방치가 더 큰 죄… 민주당서 ‘계엄 치트키’ 뺏어야 선거 승산

‘당게 글’ 당서 조작 발표, 윤리위 종결 사안을 張이 다시 끄집어내 공격

선거 출마 여부 미리 정할 문제는 아냐… 시대 정신은 보수에 더 유리

자유민주주의·법치·공화주의 책임 정치 등 보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동훈 前 국민의힘 대표
박동욱 기자 fufus@
한동훈 前 국민의힘 대표 박동욱 기자 fufus@

고견을 듣는다

한동훈 前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정부 출범 7개월, 정치 기상도는 여전히 시계 제로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일방 독주 속에서 국민의힘은 지지율 20%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53)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다. 그는 현재 당의 주류와 거리를 둔 채 ‘민심 경청 로드’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서울 서대문 디지털타임스 회의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는 “보수가 살길은 비상계엄이라는 과거의 잘못과 절연하고 미래의 선택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악용하고 있는 ‘계엄 치트키’를 뺏지 못하면 올 선거는 가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트키’(Cheat Key)는 게임에서 비정상적 우위를 얻는 속임수 명령어로, 어떤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사기성 만능 열쇠나 비법을 뜻한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배신한 것 아니냐는 비난에 대해선 “정치인이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국민”이라며 “개인적 관계보다 공적인 대의를 우선해야 한다”고 단호히 밝혔다. 이어 “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것보다 민주당의 폭주를 방치한 게 국힘의 더 큰 죄”라며 “장동혁 당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은 내용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국힘은 지금 상업적 극단 세력이 주류 행세를 하고 있다”며 “아스팔트 위에서 태극기만 든다고, 부정선거만 얘기한다고 다 보수는 아니다”고 했다.

최근 이슈인 가족 명의의 당원 게시판 글과 관련해선 당이 조사 결과를 조작해 발표했다며 이전에 이미 당에서 문제없다고 처분한 일을 장동혁 대표가 다시 끄집어 나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TV 쇼’하듯 즉흥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멀쩡한 시스템을 무너뜨려 국민들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선거 출마 여부는 미리 정할 문제는 아니다”며 민심에 귀기울이는 정치인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과의 ‘빅텐트’ 구축 가능성에 대해선 “생각이 같고 지향점이 같은 사람들끼리는 결국은 어깨를 맞대고 함께 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전 대표는 서울 현대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미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LL.M(법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제37회 사법시험 합격 후 검사의 길을 걸었으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를 지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7개월이 넘었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지금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맞습니다. 이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국가를 잘 운영하기를 정말로 바랍니다. 그런데 현실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제가 어디 가서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차라리 뇌물을 받으라고. 본인의 형사 처벌을 면하기 위해 대법원을 거의 인치하듯 압박하고 검찰을 없애고 있습니다. 이는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겁니다. 그 결과 보호받아야 될 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게 되고, 회복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정을 일종의 ‘TV 쇼’처럼 운영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즉흥적으로 지시를 하는 거죠. 정치라는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예술입니다. 나라에 돈이 얼마든지 있다면 정치라는 건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공동체가 어떤 걸 먼저 해야 되느냐는 걸 정치가 정하는 건데 대통령이 TV 쇼처럼 이거 해봐라 이렇게 얘기하게 되면 우선순위가 대통령의 즉흥적인 기분에 따라 이뤄지게 됩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목적 지향적인 분이어서 주가 전광판만 보고 있습니다. 저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주가보다 물가가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진짜 신경 써야 할 것은 지지율보다는 당장 당면한 환율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면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기질 내지는 정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15일 주거 제한을 골자로 한 부동산 정책을 보면 본인이 대통령 선거 당시 말했던 것과 정반대 방식입니다. 세금과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극단적인 정반대 방법을 쓴거죠. 저는 당시부터 이런 조치가 결국은 부동산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지 7개월여 밖에 안됐지만 우려할 점이 많은 큰 이유 중 하나는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반성도 합니다. 야당이 역할을 못하니까 뭘 해도 괜찮다라는 생각에 폭주하는 것입니다.”

-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일방 독주에도 불구, 국힘 지지율은 20%대로 바닥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이어질까요?

“민주당에게는 ‘계엄 치트키’라는 ‘만능 열쇠’가 있습니다. 무슨 잘못을 하더라도 우리는 너네처럼 계엄은 안했는데라는, 한마디로 국민들께서 국힘에 힘을 실어줘 민주당을 견제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계엄을 제외한 모든 걸 다해 나라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양당 체제 하에서 당연히 저희 쪽에 마음을 주셔야 견제가 되는데 그 벽이 있는 겁니다. 저는 이런 차원에서 빨리 민주당으로부터 만능 계엄 치트키를 빼앗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계엄에 대해 국민께 사과 반성하고, ‘윤 어게인’과 단호하게 절연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멀리 하고 그래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야 하는 겁니다. 저를 포함한 국힘 정치인들이 계엄을 예방하지 못한 것보다 계엄을 극복하지 못해 민주당의 폭주를 방치하는 것이 더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들께서 그다음 단계를 봐주시질 않을 겁니다.”

-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계엄에 대한 사과와 함께 당 쇄신책을 내놨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계엄을 극복해야 한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쇄신안의 내용에 대해서 부족하다고 보시는 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계엄은 제대로 극복해야 하고, ‘윤과의 절연’ 없는 쇄신안은 허상입니다.”

- 당 게시판에 올라왔던 가족 명의 윤 전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이 이슈입니다. 이를 둘러싸고 국힘과 보수층이 분열 양상입니다. 국힘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어떤 게 진실입니까?

“저와 가족에 대해 많은 모욕적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을 즈음에 저희 가족이 하루에 몇 개씩 사설과 칼럼을 당의 익명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그중 문제될 만한 글은 없었습니다. 사설과 칼럼 위주니까요. 이게 팩트입니다. 그런데 당무 감사 결과는 우리 가족과 전혀 무관한 제3자가 쓴 공격적인 수백개의 글들을 마치 제 가족이 쓴 것인 것처럼 조작해 발표했습니다. 이는 제가 확인한 진실입니다. 얼마전에 한 신문이 당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발표한 내용과 검증한 내용을 표로 만들어 게재했는데 실제로 다른 사람 글이었던 게 확인된 겁니다. 이건 진실 공방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호선 씨라는 분은 그 점을 언론이 지적하니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전부입니다. 그러니까 1년 반 전에 조직적으로 저와 제 가족을 공격한 겁니다. 또 하나 익명 게시판은 익명성을 보장하는 겁니다. 누구나 범죄가 아니라면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익명 게시판을 뚫는 방법을 안 극단적 유튜버들이 저의 가족 이름으로 공격한 거죠. 이걸 앞장서 문제 없다고 확인한 다음 언론 등에 강하게 (저를) 변호했던 분이 지금의 장동혁 대표예요. 저는 이런 상황을 당시 장 의원에게 다 얘기했었고요. 그때 윤리위가 있었는데 윤리위에서는 이건 문제 안 삼는 게 맞다라고 해서 종결한 사안입니다. 이미 끝난 사안이죠. 그런데 저를 죽이기 위해 장 대표가 대표직을 잡은 다음 이미 종결된 걸 끄집어내, 게다가 본인이 잘 아는 사실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 퇴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민주당의 폭주에 맞서 싸워야 할 시점입니다. 그리고 저는 민주당의 폭주와 누구보다도 앞장서 싸우고 있었던 사람이고요. 이런 상황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장 대표는 “통합에 걸림돌을 제거할 것”이라는 발언까지 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윤 어게인’과 계엄 옹호 세력에겐 저를 비롯해 계엄을 극복하고 미래로 가자라는 사람, 상식적인 사람들이 걸림돌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무리한 일들을 반복하면서 걸림돌을 치우려고 하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는 저는 ‘윤 어게인’이나 계엄 옹호라는 퇴행을 막는 걸림돌이 맞고, 걸림돌이 되겠습니다. 지금 저처럼 ‘윤 어게인’과 계엄 옹호의 퇴행을 막으려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의힘에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면 그 걸림돌들을 다 치울 겁니까? 그럼 자기만 남을 텐데요.”

- 국힘과 보수가 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민주당으로부터 ‘계엄 치트 키’를 빨리 뺏어야 합니다. 그건 계엄과의 단호한 절연입니다.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잖아요. (계엄에 대한) 그동안의 입장이 있다가 갑자기 말로만, 레토릭으로 입장을 조금 바꾼다고 해서 국민들이 믿어줄까요? 국민들께서는 현명하십니다. 진짜 절연인지 아닌지를 잘 알아요. 저는 그게 지금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는 상업적인 극단주의 세력들을 멀리 하는 겁니다. 보수의 이익이 아닌 상업적인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극단주의 세력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 극단주의 세력들이 지금 당의 주류 행세를 하고 있어요. 이런 당에 왜 중도가 마음을 주겠습니까? 저는 상업적인 극단주의 세력들은 보수의 승리를 진정으로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패배로 인한 분노, 울분 이게 그 분들에겐 돈이 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진짜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이런 상업적인 극단 세력과 멀리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짜 보수 정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보수다운 정책은 자유 민주주의, 헌법, 법치주의 그리고 공화주의 책임 정치입니다. 이런 기본으로 돌아가야 해요.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자유를 국가가 제한할 때 법률로 하겠다는 법치주의, 전제주의와 독단을 방지하고 공공의 목적으로 가겠다는 공화주의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책임주의 이게 보수입니다. 아스팔트 위에서 태극기만 든다고, 부정선거론만 얘기한다고 다 보수는 아닙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이재명 대통령과 유튜버 김어준씨가 먼저 얘기한 거예요. 그건 보수가 아니죠. 진짜 보수의 정책을 가지고 성실하게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2026년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며, 이를 해결할 ‘한동훈표 보수’의 핵심 비전은 무엇입니까?

“2026년에도 민주당의 폭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힘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제 역할을 못하는 점이 큽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얼마 전에 민주당에서 ‘법 왜곡제’를 추진한 적이 있었죠. 진짜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국힘이 당연히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아무런 반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민주당이 국힘을 제압해 버리고 통과시킨 상황이 됐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국힘과 협상 과정에서 법 내용이 보완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겁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견제와 균형이 안돼 민주당이 200% 폭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은 불안하고 고통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어떤 다른 추상적인 것보다 야당이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바로 서는 게 중요합니다. 태극기 들고 미국을 맹종하고 이게 보수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는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결국 우리 모두를 이롭게 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약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약속 이겁니다. 이 틀에서 시작하되 나머지는 유연하고 국민들의 원하는 민심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제가 얼마전 새벽 배송 금지 이슈에 강력하게 뛰어들었고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과 토론까지 했습니다. 제가 이 이슈를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냐면 이게 바로 보수와 소위 말하는 진보의 출발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시대 정신은 우리 (보수) 쪽에 가까워요. 제가 말씀드린 ‘선택권의 존중’을 국민들이 더 좋아합니다. 보수가 이길 수 있는 토양이라는 뜻입니다. 계엄 같은 얘기 없이 붙으면 우리가 이깁니다. 저쪽은 선택권을 규제하겠다고 하는데 그 목적이 민노총이라든가 이익집단의 이익 때문입니다. 저는 소비자와 노동자 모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대단히 근본적인 차이이고, 보수와 진보 간 출발점에서의 싸움입니다. 이 출발점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소수당임에도 이번 이슈에서 이길 수 있었던건 지금의 시대 정신이 우리의 보수 정신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보수가 어떤 세상을 지향하는지 국민들께 보여줄 수 있는 논쟁이 새벽 배송 문제였습니다. 제가 이를 강하게 대응했던 건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계엄이라는 치트키를 민주당으로부터 뺏어버리고 그다음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을 국민들에 제시한다면 (선거에서) 승산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아끼는 분들에게 이기는 경험을 드릴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그걸 하면 달라집니다. 지금 시대는 시민의 자유로운 선택권 보장에 더 많은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정책으로 제대로 승부하면 우리가 이깁니다. 저는 그렇게 확신합니다.”

-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출마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이번 선거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보수 재건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저는 지난 6개월 부동산 사태, 대장동 항소 포기, 통일교 게이트, 김병기 특검, 론스타 사태 등 앞장서서 싸워왔습니다. 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만) 출마하느냐 그리고 어디에 출마하느냐는 미리 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가을 이후 ‘민심 경청 로드’라는 이름으로 거제, 동탄, 화성 등에서 열흘씩 살면서 민심을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과 여의도에서 생각하는 건 많이 다릅니다. 여의도에서 말하는 정치는 아무래도 정치공학, 정치인의 처세술 같은 것에 가깝습니다. 정치인이 관심 있는 얘기가 아닌 국민이 관심 있는 얘기를 해야 합니다.”

- 최근 오세훈 서울 시장 등 야권 중진들이 ‘계엄과의 절연’ 및 보수 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 등 제3지대 세력과 ‘보수 빅텐트’ 형성 가능성은 없습니까?

“선거 과정에서 다른 당과의 여러 연대 같은 건 있을 수 있는 얘기입니다. 다만 제가 미리 그걸 속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 시장 같은 경우 얼마 전 계엄과 절연해야 된다는 바른, 상식적인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장동혁 대표의 측근으로 영입된 젊은 당직자들이 벌떼같이 오 시장을 험한 말로 공격하더라고요. 이는 해당 행위입니다. (지방선거) 후보가 될 사람인데 당직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선거하자는 얘기가 아니거든요. 제가 이런 비정상인 행태를 지적했는데 많은 분들이 여기에 공감하셨을 거예요. 생각이 같고 지향점이 같은 사람들끼리는 결국은 어깨를 맞대고 함께 가게 될 겁니다.”

- 윤 전 대통령이 남긴 ‘계엄의 유산’이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불법적인 계엄을 해제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공헌했다”는 평가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라는 극단적인 평가가 존재합니다.

“공직자 그리고 정치인이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국민입니다. 제가 야당보다도 더 앞장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막았죠. 역사를 퇴행하게 만들 수는 없잖습니까. 저는 이걸로 인해 정치적으로 고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건 제가 감수해야 될 몫이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계엄을 막으면 윤 전 대통령을 배신하는 거고, 계엄을 용인하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인데 어느 쪽을 선택해야 되겠습니까? 이걸 1초라도 고민할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윤 대통령을 배신한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에 그럼 계엄을 막지 말았어야 한다는 얘기냐고 묻고 싶습니다. 공사(公私)는 확실히 구분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자 아닙니까?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 봉사해야 하는 정치인은 공공재입니다. 어떤 개인적인 관계보다 공적인 대의를 우선해야 합니다. 다만 너무 황당한 일이 일어났고 황당하게 정권을 넘겨준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다치셨습니다.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넘어서기 위해 한동훈이 가진 무기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말씀드려 저는 엮인 게 없습니다. 통일교에서 보자는 것도 단번에 거절했고, 신천지와도 엮이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투기에도 관련이 없습니다. 공천 비리 이런 거 없습니다. 제가 김상민 검사를 단칼에 공천 컷오프 했죠. 그걸 제가 들어줬으면 어떻게 됐습니까? 당이 풍미박산 나지 않았을까요? 계엄은 어떻습니까? 제가 야당보다 먼저 앞장 섰잖아요. 그리고 김건희 여사의 전횡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이었고 할 말을 했습니다. 김 여사의 여러 범죄 혐의에 대해 제가 정성호 법무장관이 대장동 항소를 포기하게 하듯 그렇게 외압을 했습니까? 이런 문제에서 저는 민주당을 강력하고 명분 있게 공격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치트키들은 저한테 통하지 않습니다. 둘째는 저는 진짜 나라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에 정치를 합니다. 진심입니다. 제가 정치를 해서 나라가 잘 되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개인적으로 행복할 겁니다. 저는 이런 마음으로 정치합니다. 민주당은 요즘 김경 서울 시의원은 강선우 의원이 공천해 주고, 강선우는 김병기 의원이 덮어주고, 김병기는 이재명 대통령이 덮어주고, 이 대통령이 단식할 때 강선우 의원이 이불 덮어주고, 그리고 강선우는 다시 여성가족부 장관에 앉히려고 하고 이런 식의 끼리끼리 악순환을 보이는데 그런 건 저한테 통하지 않을 겁니다.”

- 팬덤층의 지지가 강력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확장성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메울 계획이십니까?

“먼저 저의 정치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를 지지하지 않으시는 분들의 말씀도 잘 들으면서 정치하겠습니다. 정치인들이 지지자 탓, 국민 탓을 하면 안됩니다. 정치인 자신의 문제인 거예요. 최근에는 특히 20~30대 젊은 남성분들의 말씀을 많이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민생 민심 경청 로드에서도 블루 칼라 청년분들을 많이 만나 뵀습니다. 국민들과 소통 과정에서 제가 법무부 장관 당시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강력하게 반대했고 그리고 시행령을 고쳐서 무고죄 처벌을 강화해 억울한 피해자를 줄이려고 노력했는데 이런 말씀을 드리면 굉장히 반가워들 하셨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의 비판적인 지지를 받고 싶습니다. 저를 지지하는 열성적인 분들도 제가 만약에 헛짓을 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상한 방향으로 가면 저를 단호하게 버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 미중 패권 전쟁 와중에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외교는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할까요?

“첫째 둘째 셋째 전부 국익입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지만 작은 나라입니다. 정치는 도덕보다는 현실입니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체포 사태를 보면 국제법적으로나 미국 내부에서나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나 지식인이나 국민들은 강하게 비판하는 말씀을 하셔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자유로운 나라니까요. 그런데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은 언행을 자제해야 합니다. 조국당 쪽에서는 미국을 향해 무슨 깡패 국가냐고 얘기합니다. 그건 그냥 국내용이잖아요. 그렇죠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치인이 할 일은 이런 국제 정세 하에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안보라든가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혹시라도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마두로는 독재자였습니다. 인권 침해도 많이 했고요. 그러니까 적어도 우리가 마두로라는 독재자의 편을 드는 말을 책임 있는 정치인이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1980년 5·18 당시 민주당 특히 과거 운동권 출신들이 미국의 레이건 정부를 엄청나게 비판했었습니다. 왜 독재와 5·18 같은 상황을 미국이 용인했느냐, 왜 개입하지 않느냐라는 얘기였습니다. 이랬던 분들이 지금 와서는 마두로를 두둔하는 건 모순입니다. 찬반 내지는 도덕적인 것을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저희는 정치인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1%라도 올려야 하는 겁니다. 지금 미국의 국력도 한계가 있습니다. 전체 세계 경찰은 안 되니까 국지적으로 자기들이 선택하겠다는 거잖아요. 북한에도 베네수엘라와 비슷한 것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시아권엔 중국과 러시아가 있습니다. 남미와는 훨씬 복잡한 구조죠.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집중도가 얼마나 달라질지, 정책 변화가 있을지 이런 부분에 대해 정교하게 따져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정치인의 역할입니다. 지금 여기서 생각해야 될 것은 도덕이나 신학이 아니라 실용입니다.”

- 오는 10월이면 검찰청이 폐지됩니다. 권력자에 대한 수사가 어려워지고, 서민들 또한 폐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은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대단히 안타깝지만 없습니다. 굉장히 큰 역할을 하던 기구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수사를 못하게 하려고 그냥 없애버렸는데 어떻게 부작용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역으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에 그동안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에게 되게 잘했어요. 그래도 폐지했을까요? 절대 아니겠죠. 그러니까 이건 시스템 파괴인 겁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공사 구분의 문제인데, 자기 세력과의 사적인 원한 관계 때문에 시스템을 파괴하면 안 되는 겁니다. 이건 명확하게 시스템의 파괴입니다. 굉장히 많은 폐해가 생길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폐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굳이 방법을 찾자면 검찰이 폐지되는 기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2028년에 상식적인 사람들이 의회 권력을 되찾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국힘이 계엄의 바다를 건너고 환골탈태해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것들은 다 연결된 겁니다. 피눈물 흘리는 범죄 피해자들, 서민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계엄을 바다를 건너고, 잘해서 이겨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계엄을 예방 못한 것은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계엄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엄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민주당에게 계엄 치트기를 줘서 민주당이 마음대로 폭주하게 방치하고 있습니다. 그걸 막을, 그걸 건널 방법이 있고, 모든 사람들이 그걸 원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안 합니까? 그건 국힘의 죄입니다.”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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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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