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반도체 소재 통제 대상 포함…한·중·일 공급망 연쇄 충격 우려
배터리는 긴장, 반도체는 신중…업종별 체감 온도차
정부, 산업안보 공급망 TF 확대…민관 대응 체계 가동
중국의 일본을 대상으로 한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강화로 동북아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희토류·반도체 소재 등 핵심 품목이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한·중·일 공급망 연계 구조상 일본의 생산 차질이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일본발 충격이 한국 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비해 취약 품목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소부장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중용도 품목의 대(對)일본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중용도 물자에는 희토류와 반도체 소재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품목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상당수가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분야다.
상무부 공고의 핵심은 일본의 군사 사용자와 군사적 용도는 물론 군사 역량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최종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중용도 품목의 대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데 있다. 또 제3국 기업이나 개인이 이를 위반해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일본에 제공할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가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한중일 간 공급망 연계가 높은 산업 구조 특성상 일본의 생산 차질이 국내 수입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연구실장은 “한중일 공급망이 연결돼 있어 특정국이 받는 충격이 3국 간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취약품목을 중심으로 소부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종별 반응도 온도차를 보였다. 배터리 업계는 일본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망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생산 차질 시 국내 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반도체 업계는 희토류 공급망 리스크에 상시 대응해 온 만큼 국산화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로 단기적 혼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규제가 실제로 강해지면 일본 소재·장비 기업의 타격이 한국 기업을 거쳐 다시 중국으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이 나타난다”며 “중국도 함부로 할 수 없고 결국 적절한 타협점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대한상의에서 산업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어 중국의 대일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강화에 따른 국내 공급망 영향을 점검했다. 간담회에는 재정경제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동차 등 업종별 협․단체, 소부장 공급망센터(KOTRA), 산업연구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중국의 수출통제 조치로 국내 공급망에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관 협력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디스프로슘·이트륨 등 중희토류처럼 중국의 세계 생산 점유율이 높은 핵심 광물을 중심으로 공급망 교란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
중국의 이중용도 통제품목과 연관된 국내 대일 수입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생산 확대 가능성과 수입 대체처를 선제적으로 점검해 잠재적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신속한 대응을 위해 산업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관계기관 합동 ‘희토류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산업안보 공급망 TF’로 확대·가동하고, 무역안보관리원과 코트라 수출통제 상담데스크를 통해 기업의 수급 애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립도가 높을수록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커지는 만큼 소부장 기업의 성장과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앞서 한국은 2019년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생산기반 확충과 수입국 전환을 추진하면서 대일 소부장 의존도를 낮춰왔다. 실제로 대일 소부장 의존도는 2019년 16.9%에서 2024년 13.9%로 감소했고, 100대 핵심 품목 의존도도 30.6%에서 20.2%로 낮아지며 구조 개선이 이뤄졌다.
이 교수는 “자립도가 높은 국가나 기업일수록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외부 충격에 대비하려면 자립도를 높이고, 국내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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