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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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의 연이은 시장 안정 조치로 한때 진정되는 듯했던 원화 약세 흐름이 연초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말 초고강도 개입 이후 1430원대까지 내려왔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엿새 연속 상승하며 결국 1450원선을 다시 넘어섰다. 정부 개입으로 단기 변동성은 다소 낮아졌지만, 달러 수요가 재차 유입되면서 환율 상단 부담이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원 오른 1450.6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3.9원 오른 1449.7원으로 출발해 144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마감 직전 상승 폭을 키우며 145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29일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으로 1429.8원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올해들어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급등하던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외환당국은 초고강도 구두개입을 통해 과도한 원화 약세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고, 외환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도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확대와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통화스왑 등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가 가동되면서 환율은 한때 1430원대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다만 연말 조치 이후에도 실수요 중심의 달러 매수 흐름이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세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환율이 다시 흔들리자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주식시장이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활기를 띠고 국고채 금리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외환시장은 일방적인 원화 약세 기대가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는 만큼 정책당국이 단호하고 일관된 정책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속 조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과 경계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환율 흐름을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이 내려올 때마다 실수요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재유입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 개입 효과가 변동성을 낮추는 데는 기여하더라도 상승 압력 자체를 완전히 꺾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연말 정부 외환수급 대책과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발표 이후 환율이 급락하자 달러 저가 매수의 실수요가 유입됐다. 연초 수입 결제 수요와 함께 거주자 해외주식 순투자가 다시 확대되면서 환율이 레벨을 낮출 때마다 실수요가 하방을 지지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외환수급 대책과 국민연금 환헤지 물량 유입으로 상단에 대한 경계감도 유지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1450원 부근에서 저항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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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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