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한국 대통령의 방중은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6년여 만이고, 국빈 방문은 2017년 12월 이후 8년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지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지면서 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부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5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이자, 지난해 11월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 이어 두 달 만의 대좌다. 정상회담은 한·중 간 실질적 협력 방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시점과 무게 면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미·중 전략 경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안보 불확실성이 겹친 상황에서 이뤄진 방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방중은 이념이나 진영 논리가 아니라, 오로지 국익을 기준으로 한 실용외교의 시험대라 할 만하다. 일단 경제 분야에선 실질적 성과가 요구된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수출 규제, 투자 압박, 기술 이전 요구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를 감안해 본다면 구체적 사안에서 진전이 있어야할 것이다. 안보 문제는 더욱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북·중·러 밀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 원칙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중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균형 감각도 관건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곧바로 미국과의 거리두기로 해석돼서는 곤란하다. 이 대통령은 방중 성과가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이뤄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한국 외교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 실용외교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할 말은 하는 외교, 협력을 모색하되 원칙을 흐리지 않는 외교가 필요하다. 경제에서는 실익을, 안보에서는 안정과 관리라는 성과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 이번 방중이 외교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한국의 국익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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