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전도  [연합뉴스]
차량 전도 [연합뉴스]

도로 관리 부실로 주행 중이던 레미콘 차량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차량 수리비와 영업 손실을 전액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군산지원 백소영 부장판사는 레미콘 차량 소유 업체인 A사가 전북 익산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익산시가 A사에 차량 수리비 3600만 원과 휴차 손해액 880만 원 등 총 4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24년 9월 30일 오후 2시쯤 익산시 왕궁면의 한 농업용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로를 달리던 레미콘 차량은 콘크리트 포장이 갑자기 깨지며 지반이 무너지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다.

재판의 쟁점은 지자체의 관리 소홀 여부였다. 익산시는 “도로 균열 등 위험을 예견할 만한 외관상 징후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사고 발생 두 달 전인 7월경 이미 주민의 위험 신고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한 주민은 ‘집중호우로 토사가 유실돼 도로가 끊길 위험이 있다’고 신고했고, 시는 도로 앞에 차단선과 안전고깔(러버콘)을 설치했다. 하지만 정작 사고 당시에는 차량 통행을 제한하지 않는 등 별다른 보수 조치 없이 도로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익산시)가 예산확보 등 행정절차를 거치는 데 일정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신고받고 나서 2개월 20여일이 지날 때까지 도로를 보수하지 않았다”며 “여기에 해당 도로의 차량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므로 도로의 유지·관리 주체로서 주의의무를 현저히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는 레미콘 차량 또한 도로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고 진입한 과실이 있으므로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손해 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피고의 책임을 제한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광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