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가속화, 업무 자동화 여파
임직원 교육 통해 AI 도입 효과 검증하기도
올해 대기업 신입 채용 공고 수 전년比 43% 감소
AI·직무 이해도 높은 청년 찾는데… 역량 쌓을 곳은 부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업계 화두가 된 이후 신입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 팀 단위로 처리해야 했던 업무를 한 사람이 AI로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은 인력 충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경력직 선호가 더욱 강해져 신입 취업준비생들은 더욱 처지가 곤란해졌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I 전환(AX)에 적극 나섰던 기업들은 연말을 맞아 AI 도입 성과를 일제히 점검했다. 특히 사내 AI 교육 이수자들의 결과물을 철저하게 검증했다.
디지털타임스 취재 결과 대부분 IT 기업들은 기존 직원들에게 AI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신입 직원 채용보다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은 신입 채용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기업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신입 채용을 축소할 때 "시장 상황에 따른 결정"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이제는 "AX 속에서 신입 채용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의 기업용 AI는 '업무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 코딩도 상당히 도입됐다. 이는 개발자를 비롯한 신입 채용 규모를 더욱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의 채용 심리 위축은 객관적인 통계 지표를 통해 명확히 확인된다. 올 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신규채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0.8%만이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실제 채용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채용 플랫폼 캐치가 지난해와 올해 1~11월까지 대기업 정규직 신입 채용 공고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고 수는 2145건으로 전년(3741건) 대비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턴·계약직을 포함한 대기업 전체 신입 채용 공고 역시 34% 줄어들었다.
AX가 가장 활발한 IT·통신 업종의 경우 지난해 899건에서 올해 293건으로 67%가량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AI와 직무 모두에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찾고 있다고 분석한다. 단순히 AI 툴을 다루는 수준을 넘어, 직무 역량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AI에 입력하는 프롬프트를 구체화할 수 있고, 결과물의 품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가 내놓은 잘못된 결과(할루시네이션)를 가려내는 역량도 필수적이다.
최근 AI 교육을 골자로 하는 부트캠프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이론과 실전을 겸비해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역량을 쌓는 것은 결국 취준생 개인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직무 이해도를 높이려면 실무 경험이 필요한데, 정작 그 경험을 쌓을 자리조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나아가 높은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이미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인재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IT 개발 교육을 담당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는 상황"이라며 "AI에 앞서 레거시와 기본적인 부분부터 공부한 이후 AI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해당 부분에서 AI가 왜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무리 AI 도구가 발전해도 자신이 하고픈 것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결과물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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