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특혜·갑질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쿠팡과의 호텔 오찬, 대한항공 KAL호텔 최고급 숙박권 이용 및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가족의 공공의료기관 진료 특혜와 의전, 보좌진을 동원한 가족 업무 처리 등 김 원내대표와 관련된 논란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진들의 폭로라서 사안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고발장도 경찰에 접수됐다. 28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김 원내대표의 배우자와 동작구의회 부의장 및 업무추진비 관계자 등에 대한 업무상 횡령,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제 사법적 판단의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원내대표는 한 정당의 전략과 입법을 이끄는 자리이자 국회 운영의 핵심 축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다. 도덕성과 책임의 기준도 그에 걸맞게 엄격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 역시 개별 의혹의 나열을 넘어, 공적 지위가 사적 이해관계에 침범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더 심각하다. 법조계가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를 한목소리로 거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여부는 앞으로 조사와 수사로 가려지겠지만, 이런 의혹이 연쇄적으로 제기되는 현실 자체가 이미 정치적 신뢰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는 절대 가볍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실 공방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태를 정리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선택이다. 원내대표직을 유지한 채 의혹 해소를 기다리는 방식이 최선인지, 아니면 스스로 한 발 물러나 진상 규명과 수습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길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의혹이 장기화될수록 국회는 민생과 개혁 논의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고,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커질 뿐이다. 정치에서 책임은 적절한 시점에 결단하는 데서 나온다. 스스로 매듭을 짓는 결단, 곧 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더 이상 국회와 정치의 신뢰를 갉아먹는 블랙홀이 되지 않으려면, 책임 있는 태도가 우선이다. 바로 결자해지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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