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오는 30∼31일 열리는 국회 6개 상임위 연석 청문회 출석을 거부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김 의장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는 전날 국회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예정된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는 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국회의 검증 자리는 또 다시 외면했다. 그동안 김 의장은 국회의 출석 요구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김 의장이 이번에도 불출석하면 지난 17일에 이어 또다시 ‘맹탕 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며 영향력을 키워온 대표적 플랫폼 기업이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과 설명 의무 역시 무겁다. 특히 개인정보는 기업의 자산이기 이전에 국민의 권리다. 따라서 최고 책임자가 직접 나서 사실관계를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설명하는 것이 상식이고, 최소한의 도리다. 사과문 한 장으로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국회는 정치적 무대가 아니라 헌법이 부여한 감시와 책임 추궁의 기관이다. 이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곧 법치와 공적 질서를 정면으로 경시하는 행위다. 이런 관행이 용인된다면 앞으로 어떤 기업 총수가 국회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는가. 반복되는 불출석과 형식적 해명·사과로 시간을 끄는 김 의장의 행태는 우리 국민을 대놓고 우롱하는 것을 넘어 모욕에 가깝다.
이제 자발적 책임을 기대할 단계는 지난 듯 하다. 국회와 사법당국은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증인 출석을 회피해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단호한 수단으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이는 특정 기업이나 개인을 겨냥한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법 앞의 평등과 공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조치다. 검은 머리 외국인 총수라고 해서 우리 국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비켜갈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뿐이다. 강제수사를 해서라도 본때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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