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에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 돼가고 있다. ‘나쁜 놈들’을 잡는 검찰청을 해체키로 결정하고, 재판도 국회 다수당이 좌지우지 하는 사법개혁 악법을 밀어붙이는 데 이어 ‘언론 재갈 물리기 법’까지 연내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인터넷에서 허위 조작 정보를 유포할 경우 언론사나 유튜버에 손해액의 5배까지, 최대 10억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선 신문 등의 정정 보도 크기 및 게재 방식까지 법률로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본격 논의를 시작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따르면, 신문의 1면 전체 기사 중 극히 일부 사실에 대해 정정·반론 보도 등을 해야 하는 경우 원 보도 지면의 좌상단에 게재해야 한다. 정정 보도 청구 기간도 ‘보도 후 6개월 이내’에서 ‘2년 이내’로 연장했다. 사실에 기반한 기사에만 반론 보도를 청구할 수 있게 한 조항을 삭제하고 언론사 사설이나 논평에 대해서도 반론 보도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보도의 사실 입증 책임을 언론사에 지우는 내용도 담겼다. 언론 중재 대상에는 다른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를 인용할 경우도 포함시키는 등 범위를 확대했다.
망법 개정안은 누가 어떤 근거로 허위 조작 정보임을 입증하는가가 관건이다. 정부 기관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과징금 부과 여부를 판정하게 되는데, 정권에 비판적인 정보나 기사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것임이 불문가지다. 사설이나 논평 등 의견을 담은 글에 대해 반론 보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더 큰 문제를 갖고 있다. 아예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원천차단하겠다는 속셈이기 때문이다. 반론이나 정정 보도문의 크기와 게재 방식은 신문사의 편집원칙이나 언론중재위 결정에 따른다. 이를 법률로 규정한 것은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보도의 사실 입증 책임을 반론을 제기한 당사자가 아닌 언론사에 지우는 것도 ‘취재원 보호’와 ‘편집권 독립’이라는 헌법상 보장된 언론자유를 훼손하는 명백한 위헌 조항이다. 과거 1980년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이 5·17 비상계엄을 확대 조치한 이후 국정을 장악하기 위해 만들었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 시절 언론사 기사를 검열하던 때로 되돌리겠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사법부와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물론 한국신문협회 등 언론단체와 정부 여당에 친화적인 언론사, 시민단체까지 언론 입틀막 법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와 이재명 대통령을 관련시킨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동영상을 일부 인용한 YTN 보도에 대해 “국기문란”이라 했으며, 최민희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친여 성향 MBC의 보도책임자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고 MBC 보도를 ‘친 국힘’이라고 쏘아붙였다. 왜 이런 법안을 만들려는 건지 그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언론사 기사의 꽃인 사설과 논평마저도 입맛에 맞게 손보겠다는 민주당, 언론사에 받아쓰기만 하라는 건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재이자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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