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부터 '철강 수출허가제'를 시행하지만 막상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은 모습이다. 이미 중국내 철강 물량이 넘쳐 감산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중국 철강업계의 감산이 국내 수출 증대로 이어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 1월부터 철강 수출허가제를 실시한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공동으로 300개 품목의 철강 제품을 수출허가 관리 대상으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수출하는 업체들은 수출계약서와 생산업체 발행 '제품 품질검사 합격 증명'을 받아야 한다.

이는 중국산 저가 철강에 각국이 반덤핑 조치에 나서자, 중국 정부가 수출 물량을 모니터링해 무역마찰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산 공급 과잉이 한국을 비롯해 제3국에서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선 실질적인 이득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중국이 수출물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반면, 품질을 끌어올리려 하면 국내 철강업계와 경쟁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출허가제를 통해 기존에 100씩 수출되던 물량을 50으로 줄인다면 숨통이 트이겠지만, 이미 중국내에서도 (수요처를 찾지 못한) 철강 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이라며 "중국 내 상황이 갑자기 60, 70으로 수출 물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허가제를 한다고 한들 100에서 98이 된다면 체감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물론 안 하는 것보단 낫고 장기적으로는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막상 바로 보이는 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중국이 수출물량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이미 국산 철강의 수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캐나다 등 세계 많은 나라들이 저가 철강 물량으로부터 자국 철강산업을 지키기 위해 관세장벽을 쌓고 있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EU의 경우 내년 6월 30일 만료되는 기존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새 규정을 만들면서 쿼터 47% 축소와 쿼터 초과분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상향을 예고했다. 최근 산업부는 캐나다 정부가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강화 조치 시행을 앞둔 것과 관련해 캐나다 정부에 국내 철강 업계의 강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결국 내수에 기대를 걸어야 하지만 내수 역시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초 국내 철강업계의 내년도 전망에 대해 "국내 철강수요의 40% 수준을 차지하는 건설산업에서 장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중국 철강 제품 유입에 따른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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