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제 변해야 할 시점”이라며 변화를 선언했다. 장 대표는 지난 19일 충북도당 당원교육 현장에서 연설을 하면서 14차례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부족하다면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부족함을 메워줘야 한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강성우파 노선으로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아온 그가 ‘변화’를 입에 올렸다는 점에서 시선이 쏠린다. 허나 정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는다. 장 대표의 ‘변화’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판가름날 것이다.
그 시험대는 대략 세 가지다. 당게시판(당게) 사태, 지방선거 경선룰,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 설정이다. 이 세 사안은 각각 당내 민주주의, 외연 확장 전략, 그리고 과거 권력과의 거리두기라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어느 하나도 피해 갈 수 없는 핵심 쟁점들이다. 우선 당게 사태는 단순한 내부 분쟁이 아니다. 특정 계파를 겨냥한 징계로 비칠 경우, 장 대표의 ‘변화’는 곧바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당내 다양성과 비판을 수용하겠다는 메시지와 배치되는 선택을 한다면, 쇄신은커녕 내홍만 키울 공산이 크다. 지방선거 경선룰 역시 중요하다. ‘당심 70%’와 같은 규칙은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도 확장과 수도권 경쟁력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변화란 기존 지지층의 요구를 그대로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생존과 확장을 위해 불편한 선택을 감수하는 것이다. 경선룰을 둘러싼 결정은 장 대표가 어느 방향을 택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가장 어려우면서도 결정적인 문제다. 사법 리스크와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명확한 거리두기 없이 ‘변화’를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과거와의 단절 없이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다. 모호한 태도는 쇄신 의지를 의심받게 만들 뿐이다. 장 대표가 진정으로 변화를 원한다면 당게 사태에서는 공정성을, 경선룰에서는 확장성을, 윤석열 문제에서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 세 갈림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의 ‘변화’는 현실이 될 수도, 아니면 또 하나의 공허한 정치적 수사가 될 수도 있다. 말은 충분했다. 이제 행동으로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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