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수입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환율을 잡을 마땅한 묘책마저 보이지 않아 소비자도 제조업체들도 수입물가 상승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수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할 때 지난 달 달러 기준으로 307.12까지 치솟았다. 원화 기준으로는 379.71이다.

커피 국제 시세가 급등한 탓에 달러 기준 수입 단가도 5년간 3배로 치솟았지만, 환율 영향까지 반영하면 원화 환산 가격은 5년 새 거의 4배로 오른 셈이다. 커피는 사실상 100%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시세와 환율 변동이 국내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소고기 수입 물가는 달러 기준으로 5년간 30% 상승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60.6% 올라 상승 폭이 두 배나 차이가 난다.

수입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달러 기준 5.5%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30.5% 상승했다. 수입 닭고기는 원화 기준으로 92.8%나 뛰었다.

5년간 신선 수산물은 수입물가가 달러 기준으로는 11% 하락했지만 원화로는 10% 상승했다.

치즈는 원화 기준으로 약 90% 상승했다. 과일은 원화 기준 30.5% 상승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콩(37.2%), 옥수수(35.3%), 밀(22.1%)도 원화 기준으로 20% 넘게 올랐다.

위스키는 31.5%, 와인은 20% 올랐다. 주스 원액은 120.2%나 뛰었다. 냉동 채소는 82.8%, 견과 가공품은 61.6% 뛰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51.7%)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입물가지수를 용도별로 보면 5년간 중간재 음식료품이 달러 기준 50.6% 오르는 사이 원화 기준으로는 86.2% 상승했다.

원재료 농림수산품은 달러 기준으로 21.1% 오르는 동안 원화 기준으로는 49.7% 상승했다. 특히 농산물은 원화 기준 62.4% 올랐으며 축산물은 50.8% 상승률을 나타냈다.

기간을 지난 1년으로 좁혀 보면 달러 기준 수입 물가는 하락했지만 원화로 환산한 수입 물가를 보면 오히려 옥수수, 과일, 커피, 어육, 주스 원액 등의 품목이 상승했다.

커피는 1년 전보다 달러 기준으로는 1% 떨어졌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3.6% 올랐다. 과일 수입 물가는 1년간 달러 기준 2.8% 내렸으나 원화로 환산하면 1.8% 상승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입에 의존하는 소비재가 많다 보니 환율 상승시 수입 완제품뿐 아니라 원재료 가격까지 들썩여 물가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수입 식재료 가격 상승은 잠잠했던 라면·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 카페의 커피값까지 올리는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를 신속히 적용해 물가부담을 상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에서 지난 21일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에서 지난 21일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연 기자(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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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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