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에도 집값 상승세 안꺾여

협의 필요한 서울시와 엇박자

LH·HUG 수장자리도 빈자리

성급한 대책보다는 발표 늦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전세사기 유형 및 피해 규모 등에 관한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전세사기 유형 및 피해 규모 등에 관한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약속한 연내 추가 주택공급 대책이 내년으로 물 건너갔다.

사전 협의가 필요한 서울시와는 이견이 여전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택 공급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기관들의 수장도 오랜 기간 공백인 상황이라 마땅한 공급 방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공급 문제는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좀 늦출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와의 협의에 대해선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며 “서울시가 요구한 것들은 적극적으로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몇 가지 쟁점 사항에 대해 가능한 한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있도록 실장급 논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앞서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착공하는 내용의 9·7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 주거 선호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등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했다.

추가 공급 대책으론 △노후 청사 재건축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유휴부지 활용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장관은 지난달 서울을 중심으로 연내 부동산 최대 공급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올해가 약 2주 남은 상황에서 시장 신뢰도를 높일 획기적인 대책 마련은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과 업계 시각이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선 서울시의 협조와 협의가 필요한데, 정부와 서울시는 그동안 부동산 대책을 두고 여러 차례 엇박자를 보여 왔다. 예컨대 용산정비창 부지를 두고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서울시는 공급을 늘릴 경우 사업 진행이 늦어져 집값 안정이 어렵다는 견해로 맞서고 있다.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및 대출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추가 대책으로 언급된 그린벨트 해제나 유휴부지 활용 방안 등도 수요자들의 기대 심리를 꺾기 어려워 집값 안정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유휴부지 활용은 과거 문재인 정부 때도 야심 차게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장기간 표류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린벨트 해제 방안 또한 이명박 정부를 제외하곤 주민들의 반발로 계획보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공급 대책의 핵심 축인 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수장 자리가 공석인 점과 국토부 1차관 자리가 한동안 공백이었던 점도 공급대책 마련이 쉽지 않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1차관 자리는 한 달가량 공석이었던 데다, 진행 중인 산하 공공기관장 선임에도 시간이 꽤 지체됐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공급확대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대책을 내놨다가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공급대책을 미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정부가 지금 내놓을 만한 공급 확대 방안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라며 “성급히 발표했다가 알맹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보다, 시간을 두고 좀 더 심사숙고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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