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은영(31)씨는 은행 이벤트가 열리면 조건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다. 최근 국민은행 이벤트에 참여해 스타벅스 가방에 당첨된 경험이 있어서다. 당시 이벤트는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과 영업점 방문을 통해 자동이체 출금 계좌를 3개 변경 신청하면 되는 간단한 이벤트였다. 김 씨는 "예전엔 은행 이벤트를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 경험 이후로는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며 "어차피 금융 거래를 해야 한다면 이런 소소한 혜택이라도 있는 은행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앞세운 은행 이벤트가 연말을 맞아 잇따르고 있다. 금리나 수수료 조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금융권이 일상 소비와 연결된 경품·쿠폰·포인트 지급 등 생활 밀착형 이벤트로 고객의 선택을 끌어내려는 것이다. 특히 연말 소비와 여행 수요, 방학 시즌이 겹치면서 은행들도 이벤트 강도를 한층 높이는 분위기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환전과 외환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환전'을 이용해 외화를 환전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에 응모하면 치킨, 햄버거, 커피 쿠폰 등을 받을 수 있고, 친구에게 이벤트를 공유하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환전 서비스 이용을 계기로 앱 방문과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SOL트래블 체크카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외화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에서 즉시 환전할 경우 달러·엔화·유로에 대해 100%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해외송금 서비스 확대를 계기로 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KB Quick Send'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율 100% 우대와 송금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일정 금액 이상 송금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삼성 갤럭시S25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연말을 맞아 커피 브랜드와 손잡고 한정판 굿즈를 내놓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카멜커피와 협업해 제작한 다이어리 키트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행사로, KB스타뱅킹에서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면 응모할 수 있다. 만년형 다이어리와 메모지, 볼펜 등으로 구성된 굿즈는 실사용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청소년 고객을 겨냥한 생활형 혜택에 집중하고 있다. 청소년 전용 용돈관리 서비스 '우리틴틴'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교통비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방학과 연말 이동 수요를 노렸다. 틴틴카드로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대상이며, 부모가 자녀의 교통비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카카오뱅크는 앱 이용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앱테크형' 이벤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카드 짝맞추기나 기억력 테스트 같은 간단한 게임을 수행하면 포인트나 쇼핑몰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과 제휴해 화장품 할인 쿠폰과 샘플 교환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선보였다. 금융 거래보다는 일상적인 앱 사용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처럼 은행권 이벤트는 단순한 판촉을 넘어 은행 앱을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하려는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용 빈도가 낮았던 환전·송금 서비스에 혜택을 붙여 경험을 늘리고, 굿즈·쿠폰·경품으로 앱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에는 여행과 소비가 늘면서 금융 서비스 이용도 함께 증가하는 시기"라며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통해 은행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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