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 본사인 쿠팡아이앤씨(Inc.)에서 김범석 의장의 사과 여부는 논의 거리도 안 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 매출의 90%를 벌어가는 한국에서 약 340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내고도, 회사 내부에선 김 의장의 사과가 ‘금기어’가 된 셈이다. 김범석 의장은 쿠팡의 실질 의사결정권자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는 ‘김범석 의장의 사과’ 관련한 대화를 김 의장과 나눠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범석 의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할 마음이 있다고 말했었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대화를 김 의장과 나누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황 의원이 “피해자 보상방안 발표를 거부한 것도 김 의장의 뜻인가”라고 묻자 그는 “보상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며 답을 피했다.
로저스 대표는 또 “조사가 매일 진행되고 있는데, 여러 규제 기관의 조사에 협력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면서 “조사 결과와 함께 책임감 있는 보상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산정기준 상향 개편 등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선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여 청문회장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나왔다.
그는 “요구되는 모든 내용에 부응하겠다”면서도 “가장 민감하다고 할 수 있는 결제정보, 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사고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로저스 대표는 청문회를 앞두고 본인 명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번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이번 사건으로 쿠팡의 사업 운영에 중대한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로저스 대표는 이번 정보유출이 중대한 사고가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해당 사고의 대상이 됐던 데이터는 민감도 측면에서 중대한 사고로 규정되지 않아, 미국 증권위원에 공시할 의무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미국 투자자들도 정보의 비대칭을 겪지 않아야 해서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로저스 방패’ 뒤에 숨은 쿠팡의 핵심 증인인 김범석 의장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김 의장은 ‘글로벌 기업의 CEO로서 170개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제출,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출석 사유가 오만하다”면서 “이 사유서를 보고, 범킴(김범석 의장의 미국 이름)이 왜 청문회에 안 오는지 아는 국민이 있겠나”고 지적했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도 “이 자리에 나와야 할 사람은 졸속 임명된 임시대표가 아니라, 쿠팡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범석 의장”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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