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 문화평론가

박나래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 갑질과 불법시술, 이 두 갈래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특히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갑질 의혹이다. 박나래의 이미지가 그동안 워낙 좋았었기 때문이다.

박나래는 개그 프로그램 출연 당시만 해도 그렇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었다. 그후 개인 채널을 통해 분장 등으로 뜨기 시작해 예능 스타로 우뚝 섰다. 예능에서 재담으로 빵빵 터뜨리는 유형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소탈한 느낌의 진행으로 주요 MC 반열에 올랐다. 그런 인간적인 캐릭터와 현재 제기된 갑질 의혹이 충돌하는 것이다.

박나래의 술파티는 유명했다. 지인들을 불러들여 끝없이 먹고 마시는 술자리를 베푼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프로페셔널’한 수준으로 술자리를 베풀었는지 박나래의 집은 ‘나래바’라고 불릴 정도였다. 나래바에선 음식이 끝없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는데, 박나래가 바쁜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그 많은 파티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면서 ‘서비스’를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게 아낌없이 베푸는 인심, 배려, 스타가 됐어도 도도한 척하지 않는 소탈함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런데 의혹을 제기하는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은 나래바 파티의 근저에 노동 착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나래가 파티 준비 및 뒷정리를 전부 다 매니저들에게 시켰고, 또 ‘나래바’에서 술자리를 할 때 누군가 이동을 한다거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두 여성 매니저가 늘 대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4시간 대기를 너무나 당연하게” 시킨 것이 퇴사 이유라고 했다. 그렇게 대기하는 가운데 박나래가 매니저들에게 술을 강권하거나, 안주·재료를 제대로 사오지 않으면 불호령을 내렸다고도 주장했다.

이러니 박나래가 지인들에겐 대인으로 대하면서 매니저는 차별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이는 것이다. 남이 질펀하게 먹고 논 자리를 정리해야 했던 게 사실이라면 자괴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렇게 일을 시키면서도 월급을 애초에 주기로 했던 것보다 적게 줬다는 게 매니저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4대 보험마저 뒤늦게 해줬다고 했다. 박나래, 박나래의 모친, 박나래의 전 남자친구에겐 4대 보험을 해줬으면서 매니저들에게만 안 해줬다는 것이다. 지난 9월에 연예인 1인 기획사의 미등록 실태가 문제가 되자 그제서야 회사를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등록하기 위한 요건을 맞추기 위해 4대 보험을 적용해줬다고 했다. 이게 사실이면 놀라운 차별이다.

연예인에겐 실정법 이상의 무서운 잣대가 적용된다, 바로 대중의 ‘정서법’이다. 대중 정서는 연예인에게 꽃길로 작용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박나래는 대중 정서의 수혜를 받아서 일약 대표적 예능 사회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매니저들의 주장으로 인해 부정적 대중 정서가 부메랑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실정법을 어긴 부분은 정해진 처벌을 받고 일정 기간 자숙하면 연예계 위상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서법에 저촉된 부분은 회복이 그리 쉽지 않다. 많은 도박 연예인들이 복귀했지만 신정환만은 복귀가 어려웠던 것도 거짓말로 정서법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박나래는 “매니저들이 횡령하고 허위주장을 하면서 돈을 요구했다”면서 매니저들을 고소했다. 이게 사실이면 정말 억울한 피해를 당한 것이고, 거짓이면 정서법상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조사 결과로 판단해야 하는데, 다만 박나래 측 입장 표명 이후 추가 폭로들이 등장하는데도 박나래 측의 추가 반박이 없다보니 여론이 안 좋아지는 측면은 있다. 향후 대응 여부와 법적인 판단을 지켜볼 일이다.

박나래 의혹의 사실여부와 별개로, 이번 일을 통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박나래가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이미지로 알려졌을 땐 찬사가 이어졌지만, 매니저들에게 부당하게 대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벌써부터 비난이 고조된 것이다. 이렇게 사람 차별, 사람 무시에 대해서 대중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사람들이 공분하는 대표적인 ‘연예인병, 스타병’이 주변인들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다. 다 똑같이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잘 나가는 사람에겐 숙이면서 평범한 스태프들에겐 고압적으로 대한다. 바로 그런 차별이 정서법의 철퇴를 부른다. 그러니 대중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은 사람에 대한 태도에 주의해야 한다. 스타든 스태프든 다 똑같은 사람이다. 다만 박나래는 억울하다고 하니 향후 어떤 해명, 증거 등을 내놓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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