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2025 한국은행 통화정책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2025 한국은행 통화정책 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한 포워드가이던스 강화를 놓고 금리 전망 시계 확대와 점도표(dot plot) 방식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처럼 3개월 뒤 금리 방향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1년 이내 금리 수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안까지 논의 대상에 올려놓은 것이다.

한은은 1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과제: 커뮤니케이션과 정책수단’을 주제로 통화정책 컨퍼런스를 열고 조건부 금리전망의 운영 성과와 향후 과제를 점검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한은이 2022년 11월부터 도입한 ‘금통위원의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을 중심으로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와 한계, 개선 방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통위원 6명의 3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유지’ 또는 ‘인하 가능성’ 등으로 나눠 공개해 왔다. 지난달 금통위 당시에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위원 6명 중 절반은 3개월 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고, 나머지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은은 이러한 포워드가이던스가 시장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 당일 시장금리 변동성은 과거 평균보다 낮아졌고,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다수의 경제주체가 3개월 내 금리 전망을 금리 예측 시 주요 참고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병국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은 “3개월 내 금리 전망이 정책 커뮤니케이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신성환 금융통화위원도 포워드가이던스의 역할을 강조하며 “시장 정보 수요와 정책 신뢰성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 포워드가이던스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현행 방식의 한계도 함께 제기됐다. 3개월 전망은 방향성은 제시하지만, 구체적인 금리 수준이나 정책 판단의 무게를 전달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해 7월부터 조건부 금리전망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팀장은 “3개월 내 금리 전망은 시장의 기준금리 기대 형성과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며 “다만 전망의 대상 시계가 주요국 금리 전망이나 점도표에 비해 짧아 지난해 7월부터 1년 이내 시계를 대상으로 복수 전망치 등 다양한 제시 방식을 모의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일럿 테스트에서는 ‘가능성’ 대신 금리 수준을 직접 제시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예컨대 금통위원 6명 가운데 3명이 동결을, 3명이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를 ‘연 2.50% 3명, 연 2.25% 3명’과 같이 표현하는 방식이다.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 중 일부가 두 차례 이상의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면, 여러 금리 수준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또 한 위원이 두 개 또는 세 개의 금리 수준을 제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금통위원 6명이 각각 복수의 금리 수준을 제시하면 총 12~18개의 점이 찍히는 점도표 형태가 된다. 이를 통해 각 위원의 기본 판단뿐 아니라 상·하방 가능성까지 함께 드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 전망 시계를 현행 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는 방안 역시 컨퍼런스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중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계가 길어질수록 점도표의 분포가 넓어지고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한은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제시된 발표와 토론 내용을 토대로 파일럿 테스트를 이어가며 전망 시계와 제시 방식 등 포워드가이던스의 향후 운용 방향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점도표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환영사에서 “3개월 시계에서 정책금리에 대한 금융통화위원들의 견해를 시장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한지, 어떻게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를 고민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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