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등 부작용 우려 규제 미뤄

韓만 앞서가면 경쟁 뒤처져

스타트업 98% 대응책 없어

업계선 고영향AI 범위 촉각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15일 서울 강남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개최한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최경진(앞줄 왼쪽 여섯 번째) 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한국인공지능법학회가 15일 서울 강남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개최한 하반기 학술대회에서 최경진(앞줄 왼쪽 여섯 번째) 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세계 최초의 포괄적 AI 법제로 새해 1월 22일 시행될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기본법)에 대해 국내 법학계가 “시행은 하되 제재는 3년 유예하고, 규제 명확화를 위해 신속히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I 기업들과 콘텐츠 업계도 비상이다. 규제의 선봉에 섰던 유럽연합(EU)마저 발을 빼고 있는데 한국만 앞서 가면 미·중·유럽과의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울상짓고 있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는 15일 서울 논현동의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강남 호텔에서 하반기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열고 ‘AI 기본법 개정연구위원회 개정제안서’를 발표했다.

제안서는 내년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이 △법규정 명확성 및 예측가능성 △규제 내용과 수단의 비례성 △국제규범과의 정합성 △실질적인 법집행 가능성과 실효성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경진 학회장(가천대 법학과 교수)은 이날 발표에서 “이미 많은 게 준비돼 있으므로 현재로서 AI 기본법 시행 자체를 완전히 미룰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조사·제재 관련 일부 규정에 대해서는 3년 정도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학자들이 개정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기업들은 AI 기본법 시행이 너무 빠르게 진행됐다고 토로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AI기본법 시행령을 법 시행 불과 한 달 남기고 입법예고 해 기업들 입장에선 준비 기간이 매우 짧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입법예고 뒤 법제처나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을 거치면 법 시행 직전에야 시행령이 확정된다”라며 “특히 스타트업들은 대비하기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최근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8%가 사실상 AI기본법 시행에 대비한 실질적 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AI 업계는 핵심 규제 대상인 ‘고영향 AI’를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콘텐츠 쪽에서는 AI에 의한 생성물임을 표시하는 ‘워터마크’ 규제가 업계를 가장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본다. ‘AI 생성물’이란 딱지가 붙는 순간 소비자가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에 학회는 고영향 AI를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AI 시스템’으로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학회장은 “정부가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통해 규제 완화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민간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법 개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국회에서 여러 논의를 거쳐 나름 심의해온 결과이므로 일단 시행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문제가 있을 경우엔 여론을 듣고 개선점이 있다면 국회를 통하거나 자체적인 개정안 마련 등도 고민해서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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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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