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김건희 계엄 관여 ‘없었다’ 결론

특검 수사로 드러난 비상계엄 전후의 부부 갈등

"굉장히 분노했다" 진술 확보

김건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건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막을 내리면서, 계엄의 실체뿐 아니라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서 벌어진 긴박한 장면도 일부 윤곽을 드러냈다.

특검은 15일 김건희(사진)씨가 비상계엄에 직접 관여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지만,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사이에 격렬한 언쟁이 오갔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결국 '계엄의 밤'은 윤 전 대통령에게는 '권력 독점의 선택'이었고, 김씨에게는 예측하지 못한 '파국의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특검 관계자는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8~11월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모임에 참석한 군 사령관들을 모두 조사하고 통신 내역 등을 확인했지만 김씨가 계엄 관련 모임에 참석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이 김씨의 일정과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김씨를 보좌한 행정관, 당일 방문한 성형외과 의사, 관저 출입자들이 조사됐지만, 계엄과 연결되는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나 무속인 '천공'과의 연관성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계엄이 현실화된 이후 상황은 달랐다. 특검은 김씨를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인물은 특검 조사에서 "계엄 선포 직후 두 사람이 심하게 다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진술인은 김씨가 생각한 게 많았는데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너 때문에 다 망쳤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했다. 김씨는 "모든 게 망가졌다"며 분노했다고 특검은 부연했다. 김 여사 입장에서는 여러 계산과 구상이 있었는데, 계엄이라는 돌발 변수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분노가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정권 내부에서는 김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거리낌 없이 의견을 개진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이른바 'V0'라는 은어가 돌 정도로, 대통령인 'VIP(V1)'에 앞서는 존재로 묘사하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런 김씨가 계엄 선포를 두고 공개적으로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은, 최소한 이 결정이 부부 간 사전 합의나 공동 기획의 결과는 아니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은 대통령 내외의 '역사적 부부싸움'을 남긴 셈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안소현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