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수수 연루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특검) 도입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가 시작된 현 시점에서 야당의 특검 수사 요구는 판을 키우려는 정치공세 불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 게이트 수준으로 번진 통일교 관련 의혹을 흐지부지 뭉개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수사에 직(職)을 걸 수 있는 검찰과 달리 경찰의 수사는 권력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일교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민중기 특검에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고 밝힌 인사는 최소 16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4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명품 시계 2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의 초기 측근 모임인 ‘7인회’ 멤버로 알려진 임종성 전 의원,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강선우 민주당 의원,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명목으로 구속시켰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수사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가 기사화되자 부랴부랴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재수 전 장관,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 3명을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통일교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측도 지원했고, 이를 특검에도 진술했다”고 폭로한 윤영호 전 본부장은 이후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며 말을 바꿨다.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크게 불리할 가능성이 농후한 ‘통일교 게이트’의 확산을 축소하고 꼬리 자르기에 동의, 수사팀과 사전에 형량을 낮추는 ‘플리 바게닝’을 한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통일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차 없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한 상태다. 이를 위해선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수사가 절대적이다. 당초 이 사건이 이처럼 ‘대형 스캔들’ 수준으로 커진 것은 민중기 특검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며,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선택적 수사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윤 정권의 비리를 수사할 특검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를 관철시켰다. ‘통일교 게이트’에 대한 특검 수사도 거리낄 게 없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만약 특검 없이 경찰 수사만으로 끝낸다면 유야무야 덮겠다는 뜻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통일교 특검법의 공동 발의를 논의 중이다. 민주당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종료 이후 2차 종합 특검을 추진할 게 아니라 야당들과 협의해 ‘통일교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 정권의 하명 수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경찰이 아닌, 여야 합의로 선출한 특검에 의한 수사만이 정도(正道)이자 국민 의혹을 불식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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