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오는 17일 예정된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14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들이 있는 관계로 부득이하게 청문회에 출석이 불가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회 과방위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김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김 의장과 함께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박대준 쿠팡 전 대표, 강한승 쿠팡 전 대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보이고 있는 뻣뻣한 대응이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있다.

당장 이용자 수 지표에선 유의미한 이탈이 잡히지 않고 있지만 '혹시나'의 기대가 '역시나'로 뭉개지면서 락인(lock-in) 효과에 가려진 '탈팡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9%가 '쿠팡이 보상을 제안하더라도 이미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편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은 계속할 것 같다'는 응답도 55.3%로 절반을 넘겼지만, 소비자로부터 받는 평가는 꾸준히 나빠지고 있다.

쿠팡은 사고 대응 과정에서 불신을 더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말 최초 사과문에서는 개인정보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이후 문제가 지적돼 '유출'로 수정하며 책임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여러 혼선을 겪는 가운데서도 김 의장은 공식 사과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박대준 쿠팡 대표가 국회에 출석해 해명을 도맡다가 최근 사임했다.

7단계에 이르는 '와우 멤버십' 탈퇴 절차도 이용자 불만을 자극했다. 사고 자체뿐 아니라 사후 대응 전반에서도 신뢰 훼손을 키웠다.

쿠팡의 주간 이용자 수는 직전 주(11월 24∼30일)와 2주 전(11월 17∼23일)과 비교해 각각 1.7%, 3.7% 증가해 락인효과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종합몰 앱 가운데 11번가(-25.2%), 알리익스프레스(-13.5%), G마켓(-1.8%), 네이버플러스 스토어(-1.4%) 등의 이용자 수가 감소한 것과도 대비된다.

그러나 비교 기준이 된 지난달 초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이용자 수가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시기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G마켓은 당시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과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트래픽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프로모션 종료 이후 자연 감소분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선 쿠팡의 락인효과가 이용자들의 즉각적인 이탈을 막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이어진 대응 논란이 이용자 판단에 남아, 향후 이탈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즉각적인 탈퇴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쌓였던 신뢰가 무너지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며 "경쟁력이 약화되거나 대체 플랫폼이 부상할 경우, 이번 사태가 탈팡을 선택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쿠팡 본사 [연합뉴스 제공]
쿠팡 본사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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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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