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소음 민원이 두 집 중 한 집꼴로 제기될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직 12월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해 층간소음 민원 건수는 이미 지난해 전체를 넘어섰다. 단순한 불편 호소를 넘어 같은 문제로 민원이 반복 접수되며, 갈등이 장기화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4일 아파트 생활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901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2월 접수된 7371건과 비교해 22%(1648건)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아이가 본격적으로 집계를 시작한 2022년 3841건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2~3년 사이 층간소음 민원은 빠르게 늘어났다.

조사 기간인 2022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접수된 전체 소음 민원은 2만5374건이다. 이 가운데 층간소음 민원은 1만6113건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소음 민원 10건 중 6건 이상이 층간소음이라는 의미다. 승강기 소음(10.5%), 외부 소음(8.3%), 공사 소음(7.3%), 기타 소음(10.4%) 등 다른 생활 소음 민원을 크게 웃도는 비중이다.

소음 문제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았다.

조사 대상 3만 가구 가운데 최소 1번 이상 소음 민원을 제기한 세대는 1만7437세대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두 가구 중 한 가구꼴로 소음 문제를 이유로 관리사무소나 플랫폼을 통해 민원을 제기한 경험이 있는 것이다.

반복 민원도 상당하다. 소음 민원을 2건 이상 제기한 세대는 3981세대에 달했다. 같은 세대를 상대로 수개월째 민원이 반복되거나, 관리사무소 중재 이후에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가 뛰는 소리나 가구를 옮기는 소리처럼 일상적인 생활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를 피해 소음으로 명확히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법적으로 층간소음 기준이 존재하더라도 측정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면서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쟁이 장기화되는 사례도 많다.

이 과정에서 이웃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갈등이 법적 분쟁이나 극단적 충돌로 비화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문제가 입주민 간 배려만으로 해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지어진 공동주택의 구조적 한계와 바닥 차음 성능의 편차, 다양한 생활 패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사후 민원 처리 중심의 대응을 넘어, 신축 단계에서의 차음 성능 강화와 체계적인 중재 시스템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은 입주민 간 배려와 공공의 중재 시스템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많지 않지만, 신축 아파트는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완 공사를 거쳐 기준을 만족할 때까지 준공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층간소음. [아이클릭아트 제공]
층간소음. [아이클릭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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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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