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재를 막기 위해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내놓고 사고 발생 시 과징금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정작 공공발주 현장에서부터 사고의 큰 원인 중 하나인 저가 현장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최저가 중심의 경쟁 입찰 방식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교육과 안전 체계 마련을 위한 예방 중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국토안전관리원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보고된 사망자 발생 건설 현장 수는 144건, 사망자 수는 총 155명으로 내국인 134명, 외국인 21명으로 집계됐다.
발주 유형별로 보면, 민간발주 현장에서의 사고가 90건(62.5%)로 비중이 컸지만 공공발주 현장도 144건 중 54건으로 37.5%를 차지했다.
특히, 2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비 100억원 이하의 소규모 현장에서의 사고가 10건 중 6건에 달했다.
공공현장의 경우 54건 중 36건의 현장(60.7%)은 공사 인력이 19인 이하였고, 공사비 100억원 미만 현장도 54건 중 29건(53.7%)으로 조사됐다.
민간 현장도 사망사고 발생 현장(90건) 중 19인 이하 현장이 55건으로 전체의 60%를 웃돌았으며, 공사비 100억원 미만이 54건으로 전체의 60% 수준이었다.
사고 발생 현장 중 낙찰률 90% 미만의 '저가 현장'은 총 68곳이었는데 공공발주 현장이 42건, 민간발주 현장은 26건이었다. 꾸준히 지적된 '저가·소규모·영세' 사업장의 사고 발생률이 여전히 높았던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정부가 민간 기업만의 책임을 강조하기보다 공공 현장에서부터 공사비 현실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브랜드 건설사 등 대기업이 공사를 진행할 경우, 안전 관리 비용을 별도로 책정하고 더 신경을 기울이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한 소규모 기업은 경쟁 심화로 저렴한 가격에 입찰에 들어가는 상황이 많다"며 "저가 수주 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에 투입하는 비용이 적어지고 이에 따라 사고 발생률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전체 144건의 사고 중 54건의 현장의 사고 발생원인은 작업자 부주의와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으로 나타난 만큼 작업자와 관리자의 안전 인식 강화를 위한 제도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 문제를 신경 쓰고 현장 소장이나 안전 관리자도 작업자들에게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라고 강조하지만, 현장 경험이 오래된 분들은 관리자가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도 잠깐에 그칠 때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 교수는 "근로자 인식 강화와 현장 총괄 관리자의 안전 관리 의식 형성 또한 비용 투입이 필요한 문제"라며 "단순히 기업에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기 어렵고 촘촘한 교육 체계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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