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핵심광물 수출통제 무기화…동맹·파트너 협력해야"
韓, 핵심광물 정·제련 제품 中의존도 70%…공동투자 제시
포스코·고려아연 등 공급망 협력확대 중심 역할 기대 확산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중국 중심의 핵심광물 공급망을 벗어나기 위해 정·제련 협력과 공동투자를 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특히 미 의회 자문기구는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 무기화를 우려하며 미국이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공급망 취약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제계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압적 도구로 활용해 왔다"며 "미국이 국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동맹·파트너와의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 공급망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UCESRC에 따르면 중국은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 등 에너지 관련 핵심광물 20개 중 19개 품목에서 세계 최대 정련국의 지위를 갖고 있다. UCESRC는 "미국이 희토류 화합물·금속 수입의 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했을 때 중국이 공급망 지배력을 무기화하면 미국의 취약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지배력 강화를 둘러싼 우려는 국내에서도 제기된다. 김주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0월 '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주요 제조국임에도 리튬·코발트·니켈 등 핵심광물 정·제련 제품의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70%를 넘어 공급망 취약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 중심의 공급망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요국에서는 동맹국간 협력 관계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특히 첨단산업에 쓰이는 금속, 원료 등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려면 단일 국가나 기업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동 분담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위험 회피(리스크 헤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UCESRC 보고서는 "미국은 동맹,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공급망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을 수립·이행해야 한다"며 "미국과 동맹국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전 세계 핵심광물 공급망 통제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핵심광물 분야에서 주요 동맹국과 협력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과는 관세 협상 타결을 계기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확정하면서 전략적 투자 분야 중 하나로 핵심광물을 명시했다.
한미 공급망 협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으로는 포스코, 고려아연 등이 대표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와 미국 내 희토류 분리, 정제, 자석 생산을 포괄하는 수직통합형 복합단지 설립을 위해 협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지난 8월 최윤범 회장의 방미 경제사절단 참여를 계기로 세계 1위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6월에는 방산 핵심소재인 안티모니의 첫 대미 수출에 나섰고, 오는 2027년까지는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정·제련 가공시설 구축과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미국 등 동일한 수요가 있는 국가와 협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초기 투자 비용과 전문인력 고용 등 운영비를 함께 감당할 공동 투자자가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수요국(기업)과 공동 투자해 갈륨, 게르마늄 정·제련 설비 구축과 기술 개발 추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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