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소년범 전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스스로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고려대 박경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참전’이 뒤늦게 알려지며 갑론을박이 커지고 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의 잘못이 있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조진웅이 반드시 은퇴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성인이 됐고, 제 관점에서는 교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동정론’이 아니라 정보 공개의 정당성이다.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처음 보도한 연예매체를 두고 일부에서는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박 교수는 “국민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실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행위 자체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방송사들의 대응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했다. “보도 직후 KBS와 SBS가 서둘러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키고 흔적을 지운 것은 충분한 사회적 토론 없이 이뤄진 결정 아니었느냐”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 일인데 잊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도, 반대로 재기하려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모두 무관용적 태도”라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는데, 어느 한쪽의 입장을 사회 전체에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조진웅의 사례가 “비행 청소년에게 갱생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소년범 전력을 숨기려 하기보다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사회적 용서를 구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도 등 중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이 대중적 영향력이 큰 위치에 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여전히 강하다. 피해자 관점에서 볼 때 가해자의 사회적 성공이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이 사건을 ‘소년범 프레임’을 통해서만 볼 것이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그가 성인이 된 이후 벌인 음주운전, 폭력 등의 얘기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번 논란에서 제기되는 또 다른 쟁점은 ‘은퇴 선언’이 책임의 완결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일부에서는 은퇴가 일종의 ‘도덕적 면책 수단’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적 논쟁이 시작되자 무대에서 물러남으로써, 성인 이후의 책임이나 설명 요구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특히 피해자 관점에서는 “가해자의 성공 이후 침묵과 회피가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소년범 제도는 처벌을 경감하기 위한 것이지, 이후의 사회적 책임까지 면제하는 장치는 아니다”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과거 범죄를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했는지는 분명히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한 배우의 거취를 넘어, 소년범 제도의 취지와 사회의 ‘용서 기준’, 공인의 도덕성 검증 범위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회가 과거의 잘못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디까지 책임을 묻는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대성 기자(kdsu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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