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췌장 전체 감싼 뒤 빛을 쪼여 암세포 제거
3일만에 종양 섬유조직 64% 감소...손상 췌장 정상회복
췌장을 감싸 빛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장치가 개발됐다. 정상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정밀 공격해 췌장암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이건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권태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췌장 전체를 둘러싸 빛을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췌장암은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까다로운 ‘암 중의 암’으로 불린다.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하고 2기부터 종양 주변에 단단한 방어막(종양 미세환경)이 생겨 수술이 어렵고, 항암제나 면역세포도 침투하기 힘들어 치료 성공률이 극히 낮다.
최근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암세포에만 붙는 약물인 광감각제를 활용해 빛으로 암 조직을 파괴하는 광역동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레이저로는 췌장처럼 깊은 장기까지 빛을 전달하기 어렵고, 강한 빛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문어 다리처럼 자유롭게 휘어져 췌장 표면에 밀착되는 3차원 LED 장치를 고안했다. 췌장 모양에 맞춰 스스로 감싼 뒤 약한 빛을 오랜 시간 고르게 전달함으로써 정상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췌장암에 걸린 마우스에 장치를 적용한 결과, 3일 만에 종양 섬유조직이 64% 감소했고 손상된 췌장 조직이 정상 구조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권태혁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광치료의 ‘깊은 조직 전달’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면역 기반 난치암 치료 전략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재 KAIST 교수는 “췌장암 치료의 가장 큰 장벽인 종양 주변 미세환경을 직접 제거하는 새로운 광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AI 기반으로 췌장암 종양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임상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지난 10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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