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무력 충돌 후 휴전협정을 맺은 태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다시 교전을 재개하면서 국경지역 불안정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태국은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강경 기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태국은 관세 협상 중단을 무기로 캄보디아와의 분쟁에 개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방식에도 반발했습니다. 이에따라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보좌관인 수오스 야라 고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캄보디아는 언제든 (태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자 회담이 아주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적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죠.
반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지금 (교전을) 멈출 수 없다”며 “계획한 작전을 군이 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계획된 대로 모든 종류의 군사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하삭 푸앙껫깨우 태국 외교부 장관은 직접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캄보디아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관세로 압박하는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관세를 이용해 태국이 공동 선언과 대화 과정으로 복귀하도록 압박해서는 안 된다”며 “태국과 캄보디아의 문제는 무역 협상 문제와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제삼자 중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캄보디아가 진정성을 보여주고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태국은 F-16 전투기와 JAS-39 그리펜 전투기 등을 동원해 지난 9일 캄보디아 오다르메안체이주 오스마치에 있는 로열힐 카지노를 공습했습니다. 태국군에 따르면 이 카지노는 캄보디아군의 무인기(드론) 운용, 다연장 로켓 발사기 BM-21 보관, 병력 집결 등을 위한 장소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두 나라 간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군력을 중심으로 군사력에서 우위인 태국이 공습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태국의 강경 노선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무력 충돌을 한 양국에 교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이 깨질 위기에 몰리자 다시 중재에 나섰지요.
태국과 캄보디아는 상대국이 먼저 공격해 휴전 협정을 위반했고, 민간인 지역에도 포탄을 쐈다며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태국군은 자국 군인 4명이 사망하고 68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자국 민간인 9명이 숨지고 20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태국군은 캄보디아군이 BM-21 다연장로켓포로 5000발을 125차례 발사했고, 자폭 드론 33대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태국군도 직사화기와 전차 등을 동원해 반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처음 측량한 817㎞ 길이의 국경선 가운데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지점에서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소규모 교전을 벌인 양국은 7월에 닷새 동안 무력 충돌을 했고 당시 양측에서 48명이 숨지고 30만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했으나 지난달 10일 태국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해 태국 군인이 다치자 태국 정부는 휴전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틀 뒤에는 캄보디아 북서부 국경지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캄보디아 민간인 1명이 숨졌고, 이달 들어서도 양국은 지난 7일부터 다시교전을 재개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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