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금리 인하 기대 겹치며 강세 지속

전문가 "추가 상승 여력 남아 있어"

국제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 부족 신호가 강화된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가 겹치면서 은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가격이 두 배 넘게 치솟자 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동반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5분 기준 국제 은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5% 급등한 온스당 60.77달러를 기록했다. 은값이 60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실물 시장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며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이 0.4%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재고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광산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며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산업용 수요가 큰 점도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열·전기 전도율이 높아 인공지능(AI) 반도체,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에서 필수 소재로 쓰인다.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 성격이 강하다면 은은 안전자산과 산업재 수요가 겹치는 '이중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융시장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은 가격이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AI 투자와 관련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면서 산업용 수요가 견조해지고, 이런 흐름이 일부 원자재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은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국내 투자상품 수익률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수익률 상위 10개 ETN 중 8개가 은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집계됐다.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이달 들어 28.4% 오르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28.1%),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28.0%) 등도 상위권을 채웠다.

은 ETF의 상승폭도 컸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KODEX 은선물(H) ETF는 1개월 수익률 20.5%(NAV 기준)를 기록하며 전체 ETF 중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냈다. 최근 3개월 38.0%, 6개월 56.7%, 1년 76.7%, 연초 이후 86.3% 등 장기 수익률에서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개인 순매수는 135억원, 연초 이후 순매수는 1355억원으로 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 가격 강세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은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미 연준의 예방적 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지수 약세 전망이 유지되는 한 은 투자 매력은 계속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SHFE 재고 감소세가 이어지고 글로벌 광산 생산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어 전 세계 은 시장은 5년 연속 공급부족 상황이 예상된다"며 "은 가격은 실질가치 기준 역대 최고치인 약 70달러까지 열려 있기 때문에 내년 은 가격 예상 범위는 기존 40~60달러에서 45~7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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