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與 투톱 만찬서 ‘합리적 처리’ 주문
한 발 물러선 與, 내란재판부 위헌 소지 차단
법왜곡죄·법원행정처 폐지는 내년으로 미뤄
광주 내려간 정청래, ‘내란 청산’ 재차 강조
더불어민주당이 위헌 논란이 불거진 사법개혁 의제들 중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특별법만 연내에 처리하고, 법왜곡죄와 법원행정처 폐지 등은 내년으로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9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찬회동을 한 이후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 대표는 10일 광주에 내려가 재차 내란청산을 강조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강행 의사를 재확인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 시점에 대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연내 처리하되, 법왜곡죄 신설법과 법원행정처 폐지법 등은 더 의논하자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핵심 이유였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대응에 더해 우원식 국회의장의 일정으로 연말까지 남은 본회의 일정이 5~6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모든 법안을 강행 처리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연내 처리 방침 자체를 철회하진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더욱 단호한 자세로 내란 잔재를 발본색원하고 다시는 이 땅에 친위쿠데타와 비상계엄 내란 같은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꿈도 못 꾸게 해야 한다"며 "내란전담재판부와 2차 종합특검 등 가용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아직도 지속 준동하고 있는 내란 세력에 대한 완전한 척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같은 정 대표의 방침은 이 대통령의 의중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 이 대통령이 "2심부터 설치하는 게 지혜롭지 않느냐"고 전한 바 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직접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개혁 입법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처리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법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사법개혁안에 포함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왜곡죄 신설 등의 위헌 소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앞서 민주당이 사법개혁안에 더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사법부에서는 전국법원장회의,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을 통해 잇달아 반대 의견을 냈다.
조국혁신당, 참여연대 등 진보진영 내에서도 비판이 일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사법부의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까지를 포함한 '외부 의견'을 적극 수렴해 해당 법안의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겠다"고 한 발 물러선 상태다.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 소지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사법부 등 이해관계자와 대한변호사협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법조계 단체들의 의견을 비공개로 수렴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외부 로펌인 LKB평산에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법률 자문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영 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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