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마지막 증권선물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국내 증권사의 발행어음 인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가운데 인가 심사도 속도를 내고 있어, 증권사들도 전담 조직 정비와 인력 확충에 나서며 사업 진출 채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10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연말 일정을 감안하면 이날 회의가 사실상 올해 마지막 증선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안건에 발행어음 인가 신청 증권사들이 포함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가를 신청한 곳은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등 4곳이다.
발행어음 심사는 △신청서 접수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심사 △현장실사 △증선위 심의 △금융위 최종 의결 순으로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만 신청 가능한 발행어음 인가 심사에서 내부통제 체계, 리스크 관리, 인력·조직의 전문성을 핵심 요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4사 중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현장실사를 마쳐 증선위 심의만을 남겨둔 상태며,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현장실사를 기다리고 있다.
인가 여부 검토가 신청 순서대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우선 안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나증권은 지난달 증선위 상정이 예상됐으나 심사가 연기되며 일정이 밀렸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해 1300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손실 사건에 대한 증선위 제재심 확정이 남아 있어, 메리츠증권·삼성증권과 함께 심사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건부 인가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9년 KB증권이 조건부 승인을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인가 심사에 대비해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증권은 현재 태스크포스(TF) 형태로 발행어음 사업을 추진 중이며, 연말 조직개편 이후 전담 조직 신설이 유력하다. 모험자본 투자 관련 신용리스크 관리 인력도 채용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전략기획그룹 직속으로 '발행어음사업추진부'를 신설했다. 기존 전략기획그룹 산하 바른성장팀이 맡던 발행어음 업무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다. 삼성증권도 기획실 산하에 발행어음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메리츠증권은 TF 형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만큼 발행어음 인가가 증권사의 조달 기반과 기업금융(IB) 역량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머니무브의 수혜를 누릴 수 있고, 조달 기반을 바탕으로 북(BOOK) 비즈니스 확장도 가능하다"며 "긍정적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은행 예·적금에 버금가는 대체 상품이 공급된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국내 투자가 활발해지면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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