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민주당이 최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포함한 사법개혁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내란’ 사건 등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이 움직임은 제도적 질서와 사법부 독립성, 삼권분립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어 ‘사법 파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가진다. 실제로 법조계와 법원 내부에서는 “전담재판부 설치는 재판의 중립성과 무작위 배당 원칙을 흔드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더 나아가 전담재판부와 함께 추진되는 ‘법왜곡죄’ 신설, 그리고 재판 또는 수사에서 일부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도 사법권 독립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할 때, 민주당의 입법 시도는 ‘사법 개혁’이라는 이름을 빌린 ‘사법 장악’ 시도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별도의 전담 법관을 두고, 기존 무작위 배당 대신 특정 사건을 지정하여 처리한다. 그 판사 추천위원회에 행정부 출신이나 비(非)법관이 포함될 경우 사실상 정치권력에 의해 판사를 임명·배정하는 구조가 된다. 이는 전통적인 사법제도의 기본 원칙인 ‘사법부의 독립’과 ‘재판부의 무작위·중립 배정’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12월 1일부터 7일까지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우려’, ‘범죄’, ‘신뢰’, ‘논란’, ‘추천하다’, ‘비판’, ‘혐의’, ‘비판하다’, ‘혼란’, ‘폭주’, ‘반대하다’, ‘파괴’, ‘반발’, ‘강행’, ‘피해’, ‘공정하다’, ‘불안’, ‘우려하다’, ‘반발하다’, ‘의혹’, ‘분노’, ‘위기’, ‘걱정’, ‘고통’, ‘걱정하다’, ‘위험성’, ‘비상사태’, ‘입맛맞다’, ‘신속하다’, ‘인사청탁’ 등으로 나왔다.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만 보더라도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시도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전담재판부 설치로 인해, 내란 관련 사건에 대한 재판부 배정이 자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정 세력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재판부를 구성할 여지가 생긴다는 뜻이다.

이는 재판의 공정성과 결과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뿐 아니라 ‘법왜곡죄’ 도입 등 판사·검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럴 경우, 판사나 검사가 법률 해석이나 사실 판단을 두려워하게 될 수 있으며, 이는 사법 판단의 질과 독립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전담재판부 설치처럼 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한 입법은 국민적 공감대와 충분한 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추진 방식은 여론 수렴보다 속도와 입법 강행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이를 “사법부 길들이기” 혹은 “정권의 입맛에 맞춘 재판부 구성”이라 비판한다. 기존 재판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면 그 불신을 제도 전체를 바꾸는 명분으로 삼기보다는 제도 내부 개혁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을 먼저 모색했어야 한다.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를 ‘사법 정상화’나 ‘내란 청산’이라는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일부 유권자, 지지층 사이에는 “국가적 혼란을 일으킨 내란 세력은 빠르게 단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명분이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사법부 독립과 공정 재판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란이라는 극단적 사태도 공정 재판과 사법부 독립이라는 원칙 위에 기존 법체계와 절차 안에서 처리되어야 한다. 설혹 그 절차가 불완전하거나 느릴지라도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그리고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시도는 이러한 근본 가치를 무시한 채 권력의 단기적 이익과 속도만을 좇고 있다. 앞으로 국민 여론이 어떤지, 시민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며, 만약 이 제도가 통과되고 시행된다면 사법부의 독립성과 재판의 공정성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아무리 보아도 사법 개혁보다는 사법파괴 쪽에 가까워 보인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